10년 이상 장기 유지해야 하는 장기상품
단기간에 해지 시 원금손실 가능성 多
가입목적, 투자성향, 사업비 등 따져보고 결정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회사원 A씨는 다음 달 이사를 앞두고 모자란 전세자금을 충당코자 7년 전 가입한 변액연금보험을 해지하려고 했지만 보험사 상담결과 환급률이 원금의 90%에도 못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됐다. A씨는 보험사에 그동안 펀드 수익률이 나쁘지 않았는데도 환급률이 적은 이유를 문의했지만 “원금에서 수수료(사업비)를 뗐기 때문”이라는 답만 돌아왔다.

이는 장기간 납입해야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변액보험의 특성을 확인하지 않고 가입했기 때문에 일어난 사례다.

변액연금보험은 보험과 펀드를 결합한 상품으로 납입한 보험료를 펀드에 투자해 그 펀드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보험 상품이다.

이 때문에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이 저조할 경우에는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특히 모든 보험 상품과 마찬가지로 변액연금보험 역시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업비나 위험보험료가 공제된다. 가입 후 단기에 해지할 경우 그 시점에 따라 환급금이 원금에 못 미칠 수 있는 것이다.

변액연금보험은 일반 연금보험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만큼 위험부담도 크기 때문에 가입 전 상품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원래 의도했던 가입 목적이 무엇인지 확실히 설정한 후 결정해야 한다.

변액연금보험을 가입하기 전 체크해야 할 사항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자신의 가입목적이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 변액연금보험은 노후 대비를 위해 장기간 유지하는 상품으로 단기 목적자금이 목표인 상품과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변액연금보험은 장기간 유지할 경우 경제·금융 상황에 따라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지만 단기간 안에 해지할 경우 공제하는 금액이 크기 때문에 해지환급금이 원금보다 적어 손실을 볼 수 있다.

이에 보험 가입 전에 보험료를 장기간 납입할 수 있는지 충분히 고려해야 하며 가입 후에는 10년 이상 유지하는 것이 수익률 면에서 유리하다.

두 번째로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이 무엇인지 고려해야 한다. 가입 시 자신의 적립금을 운용할 펀드를 선택해야 하는데 펀드는 크게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으로 나뉘며 이중 자신의 투자성향에 가장 가까운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주식형은 주로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에 주식 시작이 활황일 때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주식 시장 폭락 시에는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위험부담이 있다. 채권형은 주로 채권에 투자하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하고 원금 보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혼합형은 채권, 주식 등을 같이 운용하며 안정성과 수익률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주식시장 폭락 시에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세 번째로 보험사별 사업비와 수익률을 비교해 가입해야 한다. 보험사별로 사업비가 다르고 보험사의 펀드 운용과 관리역량에 따라 지급받는 연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변액연금보험은 계약체결비용, 계약관리비용, 위험보험료 등 보험관계비용이라 불리는 사업비 와 펀드운용목적의 특별계정을 별도로 설치·운용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업비를 별도로 공제한다.

보험사별 보험관계비용. 자료=각사 공시자료 취합.

특별계정의 사업비를 제외한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의 보험관계비용을 조사한 결과 8~9%대로 거의 비슷한 수준을 이뤘고 이중 하나생명의 ‘투자의 정석 변액연금보험’은 가장 낮은 5%대로 나타났다.

또 어떤 펀드가 수익률이 높은지 펀드 운용성과를 비교 후 가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펀드 수익률 현황 등을 확인하려면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 내 ‘공시실-상품비교공시-변액보험’에서 확인 가능하다. 회사별, 펀드별 수익률을 비교해 볼 수 있다.

네 번째로 자신의 보험료 납입 능력을 고려한 보험료를 설정해야 한다. 변액연금보험은 대게 10년 이상 장기 납입해야 하는 상품으로 연금을 많이 받을 요량으로 처음부터 무리하게 납입보험료를 설정하면 보험 유지가 힘들 수 있다. 실제로 보험업계에 따르면 변액보험을 7년 이상 유지하는 비율이 약 30% 정도에 불과하다.

이때 추가납입제도를 활용하면 보험료 납입에 대한 부담뿐 아니라 사업비 절감을 통해 수익률도 높일 수 있다. 보험 가입 시점에 납입 보험료를 무리하게 가져갈 필요가 없는 이유다.

대부분의 변액연금보험은 기본보험료의 2배까지 추가로 납입할 수 있는 추가납입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변액연금보험을 10만원으로 가입했다면 10만원의 2배인 20만원을 추가로 납입해 총 30만원을 납입할 수 있다.

추가 납입한 보험료에는 계약체결비용이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사업비가 1~3%로 저렴, 수익률을 극대화 할 수 있다.

가입 후에도 주의할 사항은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많은 가입자들이 변액연금보험의 펀드를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을 잊거나 알아도 대부분 내버려 두는 것 같다”면서 “처음 설정한 그대로 유지할 경우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입 후에는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높은 펀드로 변경을 해주는 등 꾸준한 관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진명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