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몸값’ 인천공항 식음료사업장…‘알짜배기’는 대기업 차지
“K푸드 관문으로서 상징적 의미 커, 갈수록 경쟁 심화”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출국장 식음료 사업자로 SPC와 롯데가 선정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주요공항 식음료 사업권을 대기업이 과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20일 제1터미널 식음료 사업권에 대한 재입찰에서 SPC(출국장 3층 FB6)와 롯데GRS(입국장 1층 FB2)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경쟁입찰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 1차로 추려진 업체다.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SPC와 롯데는 각각 7월, 10월부터 2024년 12월 말까지 사업장을 운영하게 된다. 사업 기간 5년이 지난 후에는 추가로 5년을 연장할 수 있다.

SPC와 롯데가 제시한 임대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천공항공사와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며, 최종선정까지는 15~30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해당 사업권이 올해 입찰로 나오게 된 까닭은 2015년부터 이곳을 운영하던 CJ푸드빌이 운영권을 포기하면서부터다.

CJ푸드빌은 당시 최저 입찰가인 83억원의 2.5배에 달하는 195억원을 제시해 사업권을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적자 폭이 커지자 4년간 운영하던 인천공항 컨세션(식음료 매장운영)의 3년 연장 조건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는 해당 사업권을 2개로 분리해 입찰을 진행하게 됐다.

인천공항 식음료사업장은 특정 기업이 다목적 이용시설(공항 푸드코트, 복합쇼핑몰, 고속도로 휴게소 등)을 임대해 운영하는 ‘컨세션 사업’으로 분류된다. 해당 사업은 최근 새로운 수익원을 찾으려는 외식업체들의 돌파구로 떠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컨세션 시장은 지난해 약 6조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2009년 2조3000억원 수준이던 해당 시장은 연평균 8%의 성장률을 보이며 9년 만에 3배가량 늘어났다.

특히 인천국제공항은 유동인구가 많고 고객 회전율이 높아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며, 일반 음식점에 비해 규제가 덜하다는 특징이 있다. 높은 임대료가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입점하기만 하면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사업장으로 손꼽힌다.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최근 컨세셥 사업 시장은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풀무원과 CJ푸드빌 등 기존 사업자들이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줄줄이 백기를 들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국내 매출 2위인 가평휴게소의 사업권이 풀무원에서 SPC로 넘어갔다. 업계에서는 SPC가 2009년 풀무원이 제시한 낙찰가의 2배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SPC와 롯데GRS는 각각 2007년, 2016년부터 컨세션 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해당 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롯데GRS는 현재까지 인천공항 제1·2터미널, 김포공항 국내선, 김해공항 국제선, 제주공항 등 주요 공항 사업권을 줄줄이 꿰찼다. 이들은 지난해 기준 각각 1400억원,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기업이 공항 식음료 사업권을 과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치기도 한다. 실제 인청공항 식음료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최저수용금액에 수십억원을 추가로 얹어야 한다.

김영현 호남대학교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공항 식음료 사업권은 대기업이 차지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높은 수용금액 등 입찰공고를 살펴보면 규모가 작은 기업은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조차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업들도 해당 사업에서 손해볼 것을 알고 입찰에 참여한다. 높은 임대료와 수수료, 인건비 등으로 사실상 수익창출이 어렵지만, 인천공항이 가진 상징성으로 인해 앞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 때문에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고, 공항 식음료 사업장은 마이너스가 나지 않을 수준으로만 운영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높은 임대료와 관련해서) 종합평가 시 가격 비중을 기존보다 낮추는 등 가격경쟁으로 인한 사업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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