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 문 닫은 LG생활건강…독단적 결단에 ‘황당한’ 가맹점주
우수사례 꼽히는 아모레퍼시픽 상생안, 매출증대는 “글쎄”
“오픈마켓 불공정 영업행위 바로잡아 ‘직영몰-가맹점’ 시너지 원해”

사진=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홈페이지

뷰티 업계가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위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LG생활건강은 온라인몰 폐쇄를,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 매출을 오프라인 점포로 나누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가맹점주들은 이들 상생안이 실질적 매장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 7일 LG생활건강은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인 더페이스샵과 화장품 편집숍인 네이처컬렉션 온라인 공식몰 운영을 중단했다. 이번 온라인 직영몰 폐쇄는 가맹점주들과 상생을 위한 조치다.

해당 브랜드 홈페이지에는 “회사 내부 정책으로 인해 6월 7일부터 온라인몰 구매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이들 직영몰은 상품 및 오프라인 매장 정보를 제공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초 업계 최초로 온·오프라인 간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옴니 채널 시너지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해당 프로그램은 본사 온라인 몰에서 발생한 매출을 가맹점주들의 수익으로 전환해주는 데 중점을 맞췄다. 이 프로그램은 업계에서 ‘프랜차이즈 상생 우수사례’로 꼽히며 본사와 가맹점주 간 상생의 길이 열리는 듯했다.

그러나 가맹점주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특히 LG생활건강의 온라인몰 폐쇄 소식을 접한 가맹점주들은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상생안이라 비판했다. 본사의 일방적 결정인 데다, 직영몰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에 따르면 통상 로드숍 브랜드 직영몰 매출 비중은 전체의 5%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혁구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 (이하 화가연) 공동회장은 “LG생활건강은 가맹점 경영 악화의 근본적 원인은 외면한 채 독단적 방식으로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가맹점주들은 온·오프라인 연계를 통해 서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을 요구했다”며 “온라인 직영몰도 장기적으로 필요한 것인데 마음대로 폐쇄 결정을 하고 생환의 일환으로 포장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화가연이 주장하는 상생안의 핵심은 G마켓과 쿠팡, 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 낮은 가격으로 유통되는 제품을 근절하는 것이다.

전혁구 회장은 “궁극적으로 온라인에서는 직영몰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이것이 가맹점과 시너지 효과를 내야한다”며 “온라인 사업자들은 직영몰·오프라인점포에서 진행하지 않는 각종 할인행사를 통해 낮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로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가 떠안는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이들은 직영몰과 가맹점의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보였던 아모레퍼시픽의 상생안에도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도입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매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 회장은 “처음 시작할 때 기대를 많이 했었다.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점포 몇 곳을 ‘마이샵’으로 지정하면, 온라인 매출이 해당 점포 매출로 잡히는 방식이다. 이걸 지난 1월부터 시행했는데 실적은 오히려 내려가는 추세다”며 “대다수 소비자들이 온라인 직영몰보다 저렴한 G마켓이나 쿠팡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직영몰 운영이 제대로 안되는데 함께 살자고 내놓은 상생안이 다 무슨 소용인가”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가맹점주와 본사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전문가는 온라인 몰의 폐쇄는 위험한 전략이라고 제언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LG생활건강에서 당장 오프라인 매출만 들여다보는, 근시안적 대책을 내놓은 것이 아닌가”라며 “온라인채널이 부상하는 업계 분위기와 맞지 않는 결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솔로이코노미 세대의 특성상 직접 방문해서 구매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는 LG생활건강의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고, 가맹점주는 물론 브랜드 전체매출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가맹점주와 상생할 수 있는 연계보상체제를 만들어야지, 어느 한쪽을 없애는 것은 좀 위험한 발상이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상생안이 시행 초기인 만큼 매출이 비약적으로 상승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 불법 유통 제품으로 피해를 입는 가맹점주들을 위해 ▲면세품 스티커 부착 ▲구매수량 제한 등을 통해 자정 노력을 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역시 지난해부터 오픈마켓 직영 입점몰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해당 관계자는 “온라인 개별 사업자들은 본사에서 관리하기가 힘들다. 우리는 직영몰 폐쇄를 통해 온라인몰 수요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도할 것이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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