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번호 끝자리 가린 송금내역, 상담원에게 요청만 하면 즉시 확인 가능
“전화·문자 쏟아져 공포감…모르는 번호 못 받겠다” 고통 호소
토스 “상담원 개인적 판단에 의한 실수…대책 마련 중”

토스로부터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A씨의 전 남자친구인 B씨는 토스 상담원을 통해 A씨의 휴대전화번호를 알아냈다. 사진은 B씨와 토스 상담원의 상담 내용.사진=제보자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가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 휩싸였다. 개인의 휴대폰 번호 전체를 타인에게 별도 확인 절차 없이 공개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토스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17일 토스가 개인의 휴대전화번호를 타인에게 무단으로 유출했다는 사실이 파이낸셜투데이 취재 결과 파악됐다.

A씨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A씨의 휴대전화에는 등록되지 않은 번호로 여러 통의 부재중전화가 표시됐다. A씨는 부재중 기록을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걸려온 전화를 받았고 상대방은 ‘A씨의 휴대폰이 맞느냐’고 질문했다. 맞다고 답하자 전화는 바로 끊겼다. 이후 문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전화를 건 사람은 A씨와 몇 년 전 사귀다 헤어진 전 남자친구 B씨였다.

A씨는 “헤어진 이후 2~3번 휴대폰 번호를 변경해 B씨가 내 번호를 절대 알 수 없다”며 “가족, 친구, 학교, 지역 심지어 SNS까지 나와의 접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그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지 않자 B씨는 3~4개의 다른 번호로 문자와 전화를 계속했고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전화를 걸어 심리적 불안감을 조성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B씨에게 번호를 알게 된 경로를 물었더니 토스 거래내역으로 바뀐 휴대폰 번호를 조회했다고 답했다”며 “B씨가 토스에 번호를 알고 싶다며 상담 문의를 남겼더니 상담사가 알려줬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토스의 송금내역은 010, 011 등 식별번호를 제외한 휴대폰 여덟 자리 중 가운데 네 자리만 공개된다. 끝의 네 자리는 별표(*)로 표기된다. 사실상 토스가 개인의 휴대폰번호를 타인에게 무단으로 유출한 셈이다.

A씨는 “토스 24시간 상담사와의 통화를 통해 이를 문의했더니 상담사는 뒷번호만 알려드린 것이라 번호 유출로 보기 어렵다는 뉘앙스로 답했다”며 “뒷번호 네 자리는 전화번호가 아니냐고 항의하자 번호 전체 유출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가운데 번호가 공개된 상태에서 뒷번호를 알려준 것은 번호를 전부 알려준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17일 토스 책임자가 전화를 걸어 이번 번호 유출이 상담사 개인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인정했고 해고 조치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토스는 A씨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해주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A씨가 소송을 진행할 경우 금전적인 보상은 불가능하며 소송비용도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내가 받은 피해를 금전으로 환산하기 어렵다”며 “변호사를 만나 이를 논의한 후 소송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답했다.

이어 “이제껏 은행을 이용하면서 이렇게 쉽게 개인정보가 유출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며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는 택배기사님 번호도 받을 수 없을 것 같은 불안한 상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A씨가 해당 피해 내용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하자 일부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토스 불매운동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토스 탈퇴 인증 사진을 올렸다. 한 네티즌은 “토스가 개인정보 유출 건으로 계속 논란이 되면 기업 이미지가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토스 관계자는 “상담원이 고객과의 상담 중 고객 번호 일부를 요청에 의해 전달한 것을 파악했다”며 “팀 내에서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고객의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것이 기본 원칙이지만 상담원의 개인적인 판단에 의한 명백한 실수다”며 “피해자 분께는 회사 차원에서 진심어린 사과를 전달했으며 고객분이 겪으신 불편을 최대한 덜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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