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비맥주는 사회적 약자를 응원하는 일에 도전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수입·유통하는 ‘스텔라 아르투아’와 자사 최고 인기품목인 ‘카스’를 통해 여성과 성소수자를 응원하는 캠페인을 펼쳤다. 오비맥주가 던진 메시지는 짧았지만, 의미는 깊었다.

오비맥주는 지난 5월 벨기에 맥주 스텔라 아르투아의 광고 캠페인을 통해 한국 여성들의 꿈을 응원했다. 해당 광고는 배우 김서형과 가수 김윤아, 개그우먼 송은이를 모델로 발탁,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세 여성의 모습을 담고 있다.

40대 여성 3명이 맥주 광고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그간 주류업계 광고는 20대 초·중반의 여성 모델 또는 남성성을 강조하는 것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30~40대 여성들은 미디어에서 엄마, 아내, 며느리 등의 제한된 역할로 소비돼왔다.

오비맥주는 스텔라 캠페인을 통해 ‘더이상 꿈과 단절되지 않는’ 한국 여성의 모습을 희망했다. 해당 광고의 카피라이터는 “한국 여성들은 가족·대의를 위해 꿈을 포기하고 희생하라는 무언의 압박 속에 살아간다. 이 같은 상황에 놓인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응원”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비맥주는 ‘서울퀴어(성소수자)문화축제’ 20주년을 응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카스 공식 트위터 계정에는 “올해로 스무 살,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너의 색깔을 응원해, YASS!”라는 문구와 함께 무지개빛 카스 사진이 내걸렸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하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담은 오비맥주 야스(YASS) 캠페인의 일환이다.

이를 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갈렸다. “드디어 대기업이 성소수자를 응원한다”, “국내 기업 최초로 응원 메시지를 보내 감사하고 뿌듯하다”, “카스 멋지다”와 같은 긍정적 반응도 있는 반면, 불매를 선언하며 불쾌감을 드러내는 소비자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판매확대의 목적으로 성소수자를 이용한 것이라는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오비맥주의 행보가 의미있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오비 측이 불매운동과 같은 극단적 반응을 예상못했을 리 없다. 성소수자가 보편적 인권을 보장받아야 함에도 아직 한국에서는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일에 적극적이지 못하다. 때문에 이들을 향한 불쾌한 욕설과 혐오발언이 곳곳에 넘쳐난다.

특히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대다수 기업은 퀴어축제와 같은 민감한 사회적 이슈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오비맥주는 혐오와 편견에 마주하는 용기를 보여줬다. 실제 오비맥주 외 성소수자를 공개적으로 응원한 국내 기업은 없다.

그간 여성들은 꿈으로부터, 성소수자들은 사회 절대다수로부터 단절돼왔다. 어쩌면 해당 캠페인은 외국인이 오비맥주의 수장으로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수도 있다. 단절 속에 살아가는 이 시대의 많은 사람에게 오비맥주의 캠페인이 위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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