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출범 7분기 만에 ‘흑자전환’ 성공
‘카카오’ 효과로 “인지도·접근성 잡아”
혁신금융 확대 발판은 ‘대주주적격성심사 통과’에 달려
예대율 64.9%로 하락, 대출 확대 해야

사진=연합뉴스

지난 1분기 흑자로 전환한 카카오뱅크가 성장세를 이어나가며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굳혀나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65억6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2017년 7월 영업을 시작해 1045억원의 손실을 봤던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210억원의 손실로 적자 폭을 줄이고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출범 당시 3000억원이던 자본금은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지난해 4월 1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0.16%와 0.18%로 국내은행 평균치인 0.46%와 0.98%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뱅크보다 한발 앞서 2017년 4월 영업을 개시한 케이뱅크는 여전히 적자행진이다. 2017년과 지난해 838억원, 796억원의 손실에 이어 올해 1분기에는 24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급등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분기 케이뱅크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17%, 0.12%였으나 1년 만에 0.87%와 0.80%로 증가했다.

특히 케이뱅크는 자본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KT를 대주주로 세워 59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하려 했으나 KT의 담합혐의로 대주주적격성심사가 중단돼 자본확충 계획이 틀어진 상황이다. 이에 출범 당시 2500억원이던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지난 1분기 기준 4775억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카카오뱅크의 경쟁자인 케이뱅크가 고전하는 가운데 토스뱅크와 키움뱅크의 인터넷은행 진출도 좌초됐다. 지난 26일 제3 인터넷은행에 출사표를 던진 토스뱅크와 키움뱅크가 예비인가에 모두 탈락한 것이다. 이 때문에 카카오뱅크는 한동안 대적할만한 경쟁자 없이 홀로 업계 내 영향력을 강화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영향력에 힘입어 인지도와 접근성을 높이는 데 성공하며 출범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특히 국내 점유율 1위 메신저인 카카오톡 주소록을 연동한 송금 서비스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내세운 체크카드 출시에 고객들이 몰려들었다.

카카오뱅크는 영업 개시 첫날 신규 계좌 개설 건수가 약 20만건에 다다랐으며 5일 만에 100만 계좌를 돌파했다. 특히 지난달 말 기준으로 930만명의 고객을 확보한 카카오뱅크는 1000만 고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다만 앞으로도 카카오와의 활발한 협업을 통해 혁신금융에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대주주적격성심사 통과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카카오뱅크 지분 10%를 보유 중인 카카오는 지난 4월 3일,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은행의 최대주주가 되고자 금융위원회에 대주주적격성심사를 신청한 바 있다. 이후 금융위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카카오 법인과 동일인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맡겼다.

김 의장은 2016년 카카오가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될 때, 계열사 5곳의 공시를 누락 했다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지난달 14일 재판부는 1심에서 김 의장에게 무죄를 판결했으나 검찰의 항소로 재판이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재판 결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법제처가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판단한다면 대주주적격성심사 통과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편, 예대율 하락에 따른 대출 확대도 고려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말 84.4%였던 예대율이 올해 1분기 64.9%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예대율이 낮으면 여신으로 거둬들이는 이자 수익 보다 수신에 대해 지급해야 하는 이자 비용이 증가해 이자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중금리 대출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대출 금리를 낮추는 등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근로소득자를 위한 사잇돌 대출 상품을 출시했으며 지난달에는 개인사업자를 위한 사잇돌 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또한 지난달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 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0.31%와 0.39%까지 인하했다. 이에 신용대출 금리는 최저 2.91%,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최저 3.21%의 금리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제때 증자가 이뤄지면서 원활한 대출이 가능했었고 이러한 부분이 이자 수익 증가로 이어져 올해 1분기 흑자로 전환할 수 있었다. 즉, 예대마진 증가해 흑자전환이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이라며 “한편, 예대율이 하락한 부분이 있어 대출 금리를 낮췄다. 일단 금리를 낮췄으니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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