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J&W파트너스로 대주주 변경
1Q 최대 실적…매각 후 수익감소 우려 해소

사진=연합뉴스

SK그룹 품을 떠나 홀로서기에 나선 SK증권이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매각 당시 제기됐던 실적 감소 우려를 해소했기 때문이다.

◆ 주가 내리고 신용등급 하락까지…SK 후광 실종 우려 ‘속속’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는 사모펀드 J&W파트너스가 제출한 SK증권의 대주주 변경안을 최종 승인했다. 2017년 6월 SK증권의 공개 매각이 추진된 지 약 1년 만에 M&A(인수·합병)가 마무리된 것이다.

SK증권은 1991년 SK그룹의 전신인 선경그룹이 태평양증권을 인수하면서 그룹에 편입됐고 1998년 SK증권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후 SK그룹은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SK증권의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매각이 마무리되면서 SK그룹은 한 시름 놓았지만 우려의 시선은 SK증권으로 향했다. SK증권이 SK그룹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어 실적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대주주 교체 후 SK그룹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감지되기도 했다. 매각 완료 사실이 전해지기 직전인 지난해 7월 25일 SK증권의 주가는 1205원을 기록했다. 26일 매각 소식이 발표되고 1220원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27일부터 1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 기간 주가는 총 17.21% 떨어졌다.

신용등급도 하락했다. 대주주 변경이 결정되자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SK증권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게다가 대주주가 변경된 직후 첫 성적표인 3분기 실적이 감소하면서 우려감을 더했다. 지난해 3분기에만 SK증권은 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7억원의 당기순손실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 ‘호재’된 홀로서기…분기 최대 실적 기록하고 DCM 부문 확대

하지만 올해 들어 이런 우려를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3년 이후 16년 만의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1분기 SK증권은 2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64억원) 대비 225.9% 급등한 수준이다. 영업이익 역시 127억원으로 전년 동기(48억원)보다 163.9% 늘었다.

IB 부문 수익이 늘어난 것이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1분기 IB 부문은 순이익 1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24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올해 흑자 전환한 것이다. 이는 전체 부분 중 가장 큰 개선폭이다. 자기매매 부문도 249억원으로 전년 동기(96억원)보다 157.1% 늘었다.

매각 당시 시장이 우려했던 SK그룹 후광 효과 실종도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이 금세 드러났다. 오히려 SK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되면서 금융당국 규제에서 자유로워져 대표 주관을 맡을 기회가 확대됐다.

SK증권은 지난 1월 SK케미칼의 총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KB증권과 공동대표로 주관한 것을 시작으로 DCM(부채자본시장) 부문 확대의 신호탄을 쐈다. 당시 초기 모집액 대비 4.1배가 넘는 수요가 몰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어 SK실트론, SK네트웍스, SK머티리얼즈, SK하이닉스 등의 회사채 발행 주관사에 선정됐다. 특히 SKC는 총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단독으로 맡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기조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SK증권이 그룹에서 분리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며 “기존에는 자본시장법 때문에 대표 주관을 맡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대주주 변경으로 이 부분이 해소됐다. 정식 절차를 밟고 주관사로 선정되는 것이지만 SK그룹과 오래 함께한 인연이 강점으로 작용하는 부분도 없지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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