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르뱅크·디나르뱅크 인수
인도네시아, 국내 금융 기업 진출 활발
성인 은행 계좌 보급률 40% 불과, 국민 수요 점차 증가할 듯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디나르뱅크 외부 전경. 사진=OK저축은행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인수한 은행 두 곳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현지 은행업 진출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오케이저축은행의 모기업으로 알려진 아프로서비스그룹은 2016년 11월 인도네시아의 ‘안다르뱅크’를 인수해 은행명을 ‘OK뱅크(OK Bank Indonesia)’로 변경하고 은행업에 뛰어들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도 ‘디나르뱅크’의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이 현지 은행 두 곳을 인수한 것은 인도네시아 금융 당국의 방침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외국계 금융 기업이 현지 은행의 지분 40%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두 개 이상의 은행에 대해 인수·합병(M&A)을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규제로 안다르뱅크와 디나르뱅크를 인수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이들 은행 간의 합병을 추진해 향후 중대형급의 은행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진출한 인도네시아는 국내 금융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곳이다. 인도네시아는 약 2억6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으로 평균 연령이 29세인 젊은 나라다. 또한 연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생산 및 소비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성인 은행 계좌 보급률이 불과 40%로 체계적인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앞으로 은행 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국내 은행업계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한 최근 정부도 동남아시아 등 신남방 국가로의 금융 기업 진출을 격려하고 있어 은행업계의 인도네시아 진출도 탄력을 받고 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뒤를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특히 은행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비은행 계열 금융 기업이 해외에서 1금융권 은행을 인수한 것은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유일하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저축은행과 캐피탈, 대부업 등의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아프로서비스그룹 관계자는 “소비자 금융업으로 다져온 노하우를 해외로 수출하고자 해외 진출 사업을 진행해왔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수신 업무까지 가능한 현지 은행을 적절한 시기에 인수해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고 전했다.

최근 인도네시아 금융 당국은 건전성을 이유로 은행 개수를 줄이기 위해 해외 금융 기업에 대한 현지 은행 인수 장벽을 낮추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정책적 방향과 진출 시기가 맞물려 아프로서비스그룹의 현지 은행 진출이 수월하게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듯 비은행 계열의 금융 기업이 은행업에 진출한 것은 괄목할만한 성과지만, 앞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실질적인 이익을 발생시켜야 한다는 점은 숙제로 안고 가야 할 부분이다. OK뱅크를 인수한 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2016년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8억1473만원의 순익을 거둬들였지만 2017년 10월부터 2018년 9월까지는 3068만원의 순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또한 2018년 10월부터 12월까지 두 달간 2억5700만원 가량의 손실을 기록했다.

인수 초기에는 은행에 80억원 가량을 투입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순익이 다시금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추진 중인 OK뱅크와 디나르뱅크 합병 건이 마무리된다면 경영이 안정화 되면서 본격적으로 은행업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아프로서비스그룹은 두 은행 합병에 대해 인도네시아 금융 당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올해 상반기에 합병 절차를 완료해 새롭게 합병한 은행을 출범시키고자 했으나 심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계획이 미뤄졌다. 허가가 난다면 올해 하반기 중에는 현지에서 은행 합병 작업을 마무리하고 영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아프로서비스그룹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허가가 나는 대로 상황에 맞춰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라며 “또한 전체적인 해외 진출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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