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스마트폰·통신장비 수혜 기대…“5G 시장 삼성·LG 등 선도”
美·中 갈등 속 삼성, 5G 장비 세계 1위 자리 올라
통신업계, 기존 장비 배제 안 하되 신규 도입에는 ‘신중’

사진=연합뉴스

미·중 무역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일부 국내업계가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과 중국이 각국의 대표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애플과 화웨이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어 상대적으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의 상승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거래 제한 조치에 따라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입지를 강화할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시스템에 대한 접근권 상실은 화웨이의 중국 외 지역 스마트폰 판매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5G 서비스 및 폴더블 스마트폰 등 차세대 스마트폰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자로 꼽힌다. 5G 시장 초기 단계에서 불거진 미국과 화웨이 간 무역 이슈는 삼성전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LG전자도 가세한다. LG전자는 31일(현지시간) 첫 5G 스마트폰 ‘LG V50 ThinQ’를 미국에 출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이어 5G 스마트폰을 글로벌시장에 내놓으면서 사실상 국내 기업이 시장을 선도하는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통신장비 시장에서도 지난해 1위였던 화웨이를 꺾고 1위 자리에 안착했다. 미국 이동통신장비 시장분석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올 1분기 합계 5G 통신장비 매출 점유율 37%를 기록해 1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전체 통신장비 시장에서 연간 점유율 31%로 1위를 차지한 화웨이는 28%로 내려앉았다. 반면 연간 점유율이 6.6%에 불과했던 삼성전자는 1년이 채 되지 않아 5배가량 성장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업계에서는 2020년까지 삼성전자의 통신장비 점유율 20% 달성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 외 타 통신장비 업체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를 거래 제한 기업으로 올리면서 화웨이는 구글, 인텔, 퀄컴 등 미국 주요 업체들로부터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이나 운영 프로그램 조달이 힘들어지게 됐다”며 “중국에서도 강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타격이 상당할 것. 당분간 국내 업체 강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방안을 마련하면 향후 화웨이가 다시 추격하더라도 경쟁력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동통신업계는 국내 통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화웨이는 가성비를 내세워 통신장비, 단말 등 관련 개발 사업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통3사와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 중이다. 특히 이통3사 중 LG유플러스는 LTE에 이어 5G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구축된 화웨이 장비를 일괄적으로 걷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철수하지 않고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신규 도입하는 장비를 선택할 때는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문제인 만큼 가타부타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며 “당장 국내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아직 뚜렷한 결론이 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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