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호실적’ 증권사, 먹구름 전망에 발만 동동
‘1분기 호실적’ 증권사, 먹구름 전망에 발만 동동
  • 김민아 기자
  • 승인 2019.05.30 2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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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수익원 다각화 주효
미·중 무역분쟁 불안감 상승…작년 하반기 악몽 재현되나
여의도 금융가.사진=연합뉴스
여의도 금융가.사진=연합뉴스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증권사들의 2분기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양상을 보이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검은 10월’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 기관 수 3곳 이상의 컨센서스(시장 추정치)가 있는 키움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5388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5961억원) 대비 9.61% 감소한 수준이다.

이들의 순이익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올해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총 4181억원으로 전년 동기(4532억원)보다 7.71%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2분기 전망 중 키움증권의 2분기 추정치 감소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조사됐다. 키움증권의 2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673억원으로 전년 동기(793억원)보다 15.1%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어 삼성증권(-8.3%), 미래에셋대우(-5.5%), NH투자증권(-5.4%) 등의 순이익도 일제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승승장구하던 증권업계가 다소 주춤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주요 10개 증권사의 순이익은 총 1조945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433억원을 넘기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44.5% 증가한 218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분기 실적 역대 최고 기록을 냈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도 연결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실적 고공행진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악화됐던 시장 환경이 미·중 무역분쟁 협상 기대감이 고개를 들면서 회복세를 탄 것이 업계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불어 브로커리지, 자산관리, IB, 트레이딩 등 수익원을 다각화한 것도 실적 상승을 주도했다.

업계에서는 우울한 2분기 실적 전망의 원인으로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된 것을 꼽았다. 이달 초 미·중 간의 무역협상이 결렬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웨이 사용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갈등이 격화됐다.

지난 29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 29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코스피 2000선 아래까지 떨어졌던 지난해 ‘검은 10월’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국내 증시는 크게 흔들렸다. 지난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51(1.25%) 내린 2023.32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1월 4일 2010.25 이후 최저 수준이다.

외국인 매도도 이어지면서 장중 한때 2016.25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은 3610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기관은 1710억원, 개인은 1936억원을 순매수했다. 거래도 급격히 감소했다. 이날 하루 거래대금은 4조6867억원에 그쳐 전 거래일(8조803억원) 대비 42% 쪼그라들었다.

문제는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 28일 ‘2019년 하반기 경제 및 자본시장 전망 브리핑’을 열고 미·중 무역분쟁이 연내 타결될 가능성은 10%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하락하면서 주식시장도 정체 시기를 보낼 것이라는 설명이다. 무역분쟁이 격화될 경우 미국이 하반기 둔화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미국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조정기에 접어든다면 국내도 큰 폭의 조정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연이어 우울한 예상이 나오자 증권업계는 수익 다변화를 통한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 증시 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는 브로커리지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IB 등을 통한 이익을 실현하겠다는 의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대부분의 증권사는 브로커리지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명목상으로 최소한의 것만 해오고 있다”며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시장 변화가 커지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한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IB, 글로벌, 디지털로 변화 추세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안 좋은 만큼 이 부분을 강화하는 증권사가 대부분일 것이다. 2분기 실적 전망이 안 좋게 나왔기 때문에 이런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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