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성균관대학교

성균관대학교는 지난 28일 교육불평등 연구의 권위자인 숀 리어든 스탠퍼드대 교수를 초빙해 미국 공교육의 역할과 교육기회에 관한 강연을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성균관대 사회학과 BK21 플러스 사업단이 주관한 본 행사에는 스탠퍼드대, 미시건대, 다트머스대, 난양공대 등 다수의 교내외 교육 전문가들과 15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리어든 교수는 미국 내 1만3000개의 전 학군을 대상으로 3학년부터 8학년까지의 (8~13세) 시험성적 빅데이터 3억3000만개를 분석했다. 각 학군 내의 평균 시험성적을 ‘교육기회’로 전제한 뒤, 경제적으로 부유한 학군과 그렇지 않은 학군 간의 상당한 시험성적의 차이, 즉 ‘교육기회’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시험성적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 부모의 ‘경제적 여건’인지, 학교가 제공하는 ‘교육의 질’인지는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시험성적이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를 보여주는 ‘시험성적 상승률’로 따져본 결과, 불우한 경제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높은 상승률을 보인 학군과 학교들이 많았음을 밝혀냈다. 어려운 경제적 여건은 동일하지만, 시카고의 경우는 높은 시험성적 상승률을 보였고, 볼티모어의 경우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적지 않은 도시들이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리어든 교수는 이 분석 결과를 토대로 부모의 경제적 지위가 교육기회에 미치는 효과는 일률적이지 않으며, 공교육의 질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사의 질, 교육프로그램, 학업분위기 등을 개선함으로써 교육기회를 높여갈 수 있다는 것이다.

동일한 학군 내에서 경제적 여건에 따른 학생들의 쏠림이 많은 경우 기회의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공교육의 질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경제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교육을 받도록 함으로써 형평성을 재고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의 특목고 폐지 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은 리어든 교수는 “이는 학자들이 판단할 문제라기보다는, 각 공동체와 정치영역에서 답해야 하는 규범적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과거보다 기회의 불평등이 심해졌으나, 이를 해결할 정치적 의지가 부족한 것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최성수 성균관대 교수는 “한국의 경우 학생들에 대한 학력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분석에 필요한 자료도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구정우 교수는 “교육과 기회의 불평등 문제가 화두가 된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포용적인 교육제도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이동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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