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시장확대·근로자 사망사고 등 영향, 지난해 점유율 40% 턱걸이
“점유율 의미 두지 않아…품질이 곧 경쟁우위”

사진=제주삼다수

먹는샘물 ‘제주 삼다수’의 시장점유율이 최근 3년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근로자 사망사건으로 인한 생산 중단, 국내 생수 시장 성장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삼다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이하 제주개발공사)가 생산하고 광동제약이 유통·판매하는 생수 브랜드다.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제주 한라산 암반수를 사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삼다수는 생수 판매가 합법화된 1995년 이후 2000년대 후반까지 50%를 웃도는 압도적 점유율을 자랑했다. 특별한 경쟁자 없이 독주체제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3년 간 점유율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닐슨에 따르면 2015년 45.1%를 기록했던 삼다수의 점유율은 ▲2016년 41.5% ▲2017년 40.2% ▲2018년 39.8%까지 떨어졌다. 삼다수 점유율이 4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3년 4월 34.9%를 기록한 이후 5년여 만이다.

업계는 삼다수 생산공장 근로자 사망 사건이 점유율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10월 페트병 제작 작업을 하던 한 근로자가 생산공장 기계에 몸이 끼여 숨진 사건이다.

제주개발공사는 사고 직후 조업을 중단했다. 약 한달 뒤 생산을 재개했지만 대형마트 공급 및 정기배송 물량 확보에 차질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광동제약은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 소비자들의 거센 질타를 받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해당 사건은 고스란히 삼다수의 시장점유율에 반영됐다. 사건 직후인 지난해 12월 삼다수 점유율은 역대 최저인 34.8%로 집계됐다.

소비자들이 삼다수 외 생수 브랜드로 눈을 돌리자 업계 2위인 롯데 ‘아이시스’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아이시스 시장점유율은 2015년 8.2%, 2016년 9.7%, 2017년 10.0%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삼다수 공급이 잠시 중단됐던 지난해에는 13.1%까지 증가했다. 그 뒤를 농심 백산수(8.5%), 해태 평창수(4.5%) 바짝 쫓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생수 시장 성장 역시 삼다수의 점유율을 뺏는 주요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생수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생수 시장규모는 1조2500억원을 기록, 2023년에는 약 2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최근 3년간 생수 전체 매출액은 ▲2016년 1813억100만원 ▲2017년 1961억100만원 ▲2018년 2185억6300만원 등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물론 쿠팡, 티몬 등의 이커머스 업체까지 자체브랜드(PB) 생수 제품을 출시해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제과업체 오리온은 올해 하반기 제주 용암수로 만든 ‘기능성 생수’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높아지는 가정용 정수기 보급률, 온라인플랫폼의 확대, 생수 배송 경쟁 격화 등이 삼다수 독주체제에 제동을 거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 업계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생수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업체들이 부쩍 많아졌다. 현재 200여개의 생수 브랜드가 경쟁하는 상태다”며 “특히 온라인 생수 구매의 증가로 배송인프라를 확보한 업체들도 잇따라 생수를 출시하며 경쟁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시장점유율과 관계없이 제주 삼다수 품질유지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최근 타 생수 브랜드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며 소비자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PB상품이 환영받기도 하지만 결국 핵심은 품질이다. 생수는 기호식품이 아닌 생활필수품이기 때문”이라며 “제주 삼다수는 하루 8번에 걸쳐 생수 품질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수원지 주변 땅을 매입해 함께 관리하며 생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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