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도물량 완판, ‘폰더블’ 오명 씻고 효자 등극 ‘듀얼스크린’
新폼팩터 제외한 5G폰, “시장 반응 살펴 향후 적용 검토”

LG V50 ThinQ. 사진=연합뉴스

LG전자가 오는 31일(현지시간) 자사의 첫 5G 스마트폰 ‘LG V50 ThinQ(씽큐)’를 북미 시장에 정식 출시한다. 우려와 달리 국내 시장에서 긍정적인 호응을 얻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LG전자가 해당 스마트폰에 새롭게 적용한 ‘듀얼스크린’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은 갖췄지만 LG V50씽큐의 시그니처인 듀얼스크린이 배제된 만큼 해외 소비자들의 아쉬움도 적잖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10일 국내 시장에 해당 모델을 출시한 LG전자는 출시 일주일 만에 초도물량 10만대를 완판하는 신기록을 냈다. 이는 전작 LG V40씽큐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이처럼 LG V50씽큐가 좋은 반응을 얻은 데는 이동통신 3사의 공격적인 5G 서비스 가입자 유치경쟁이 한몫했다.

이통3사는 지난달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 5G 출시와 함께 선제적으로 5G 가입자 확보,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각종 혜택 및 보조금 지원 등 파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LG V50씽큐 출시에도 이 같은 상황은 호재로 작용했다. 일부 집단상가에서는 각종 리베이트를 적용, 출고가 119만9000원에 출시한 LG V50씽큐를 공짜로도 구매할 수 있었다. 이는 소비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실제 해당 스마트폰을 구매한 고객들의 입소문이 더해졌다.

사진=LG전자

올 초 MWC 2019에서 처음 LG V50씽큐가 공개됐을 때만 해도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LG V50씽큐는 스마트폰에 동일한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플립 방식으로 탈착해 사용하도록 한다. 소비자들은 같은 시기 삼성전자나 화웨이가 선보인 폴더블 스마트폰에 비해 혁신기술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두 개의 스마트폰을 붙여놨다는 의미로 ‘폰더블폰’이라는 웃지 못할 별명도 붙었다.

하지만 실물을 받아든 소비자들의 반응은 달라졌다. 그간 단일 스크린으로 콘텐츠 이용에 한계를 느꼈던 소비자들은 두 개의 스크린으로 하나의 콘텐츠를 보다 폭넓게 경험할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주화면과 보조화면으로 서로 다른 앱을 실행, 끊김 없이 다양한 콘텐츠 이용도 가능하다.

최근 LG V50씽큐로 스마트폰을 교체한 A씨는 “외관만 봤을 때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았는데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가 생겨 바꾸게 됐다”며 “듀얼스크린은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 넷플릭스 등 영상을 볼 때 특히 실용적이다. 화면 하나에 꽉 채워 게임이나 영상 등을 실행하고 보조 디스플레이로는 메신저나 SNS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LG전자는 해외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는 지난 17일부터 LG V50씽큐 사전 예약에 들어갔다. 출고가는 1152달러(한화 약 137만3600원)으로 앞서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S10 5G(256GB·1300달러·한화 약 151만2000원) 대비 13만원 이상 저렴하다.

북미 시장에서 판매될 LG V50씽큐는 국내와 달리 듀얼스크린을 제외한 스마트폰만 출시한다. 이는 스프린트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LG전자 측은 설명했다.

가격 경쟁력은 갖췄으나 아쉬움도 남는다. LG전자는 해당 스마트폰 출시에 앞서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스마트폰만 출시될 경우 자칫 LG V50씽큐의 가장 큰 특장점이 사라져 소비자 반응이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현지 통신사가 5G 스마트폰 판매를 처음 시도하는 만큼 새로운 폼팩터를 강조하기보다 시장 상황을 우선 살피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 때문에 초도물량 이후 반응에 따라 듀얼스크린이 적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관계자는 “LG V50씽큐는 LG전자가 현지 사업자를 통해 출시하겠다고 결정한 게 아니라 현지에서 경쟁력을 판단해서 우리에게 요청한 것이다”며 “이 때문에 듀얼스크린을 제외한 것에 대해서는 해석하기 나름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대로 현지에서 스마트폰만으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서 이렇게 요청했다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LG V50씽큐는 5G 스마트폰 관점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품이 아니다. 스펙도 상위수준을 자랑한다”며 “스프린트에서 요청이 온다면 듀얼스크린을 탑재할 수도 있다. (적용이 된다면) 당초 콘셉트가 별매였기 때문에 출고가가 올라가진 않고 액세서리 개념으로 옵션이 추가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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