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우선협상대상자 MBK파트너스로 변경 공시
한앤컴퍼니 탈세수사 탓…매각시한 10월 중순, 매각 협상 차질 우려
인수성공 시 우리카드 업계 2위도약…우리금융 외연확장 탄력

사진=연합뉴스

롯데지주가 한앤컴퍼니에서 MBK파트너스로 우선협상 대상자를 변경하면서 롯데카드 매각이 막판까지 이변을 지속하고 있다. 업계는 롯데지주의 이번 결정에 대해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의 피고발 사건이 변수로 부각되면서 거래의 종결성을 고려한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1일 롯데지주는 공시를 통해 “지난 3일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13일 배타적 우선협상기간이 만료돼 21일 본건 매각과 관련, MBK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협상 조건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의할 예정이며 향후 구체적인 결정 사항이 있을 경우 즉시 공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롯데지주의 결정은 롯데카드 노조의 반대와 더불어 특히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의 탈루 혐의라는 변수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KT 새노동조합과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서울중앙지검에 황창규 KT 회장과 김인회 KT 사장,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등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업무상 배임, 조세범 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2016년 KT가 자회사 나스미디어를 통해 한앤컴퍼니로부터 온라인 광고 대행사인 앤서치마케팅(현 플레이디)을 시장가보다 424억원 비싸게 인수해 KT에 손해를 끼쳤고 한앤컴퍼니는 초과 이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검찰은 지난 8일 고발인 조사를 실시하며 수사에 나섰다.

문제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그룹이 오는 10월까지는 롯데카드 매각을 매듭져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회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한 대표의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법상 대주주 결격 사유에 해당하면 인수 자체가 불가능할뿐더러 유·무죄를 떠나 10월 중순으로 예정된 지주회사 행위 제한 만료 기간 내에 거래종결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신용카드 사업은 금융감독원 심사와 금융위원회 의결 절차를 거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금융회사의 대주주가 되려는 법인의 대표가 최근 5년 동안 금융 관련 법령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또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관련해 심사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을 경우 금감원은 심사절차를 중단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절차중단과 거래의 종결성을 고려한 롯데지주가 최근 수정제안서를 제출한 MBK-우리은행 컨소시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는 분석이다.

이목은 다시 한앤컴퍼니에서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집중됐다. 우리은행이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전략적투자자에 대한 기대감이 일었기 때문이다.

전략적투자자란 실제로 해당 사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자금을 들여 회사를 인수하는 세력인 반면 이와 반대되는 개념인 재무적투자자는 단순히 매각차익을 노리고 회사나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세력을 말한다.

올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그룹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야 할 상황이라는 점도 기대감을 높였다.

만약 우리카드와 롯데카드가 합병하면 시장점유율 2위에 오르는 등 외연 확장이 기대된다.

우리카드는 신용카드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8.5%로 7개 카드사 중 6위지만 점유율 11.2%의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양사의 시장점유율은 19.7%로 22.03%인 신한카드에 뒤이어 업계 2위권으로 도약한다.

자산규모도 신한카드 29조 3500억원, 삼성카드 23조 4700억원에 이어 약 23조원으로 늘어나 업계 3위로 올라서게 된다.

금융업계는 고객층의 중복 문제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카드는 은행계 카드사로 우리은행과 연계된 금융고객이 많고 남성의 사용빈도수가 높은 반면 롯데카드는 백화점, 마트 등에 이르는 여성층 중심의 유통고객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합병 시 중복인력에 대한 구조조정과 관련부서 통폐합 등 내부적인 홍역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시장의 롯데카드와 우리카드 합병설에 대해 우리금융 측은 선을 그었다. 인수금융 주선자로서 지분 20%를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했을 뿐 롯데카드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롯데카드가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매각되면 MBK파트너스가 60%, 롯데그룹이 20%, 우리은행이 20%의 지분을 갖게된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롯데가 롯데멤버스와 롯데카드의 접점을 놓지않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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