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을 잡아라… ‘향기’로 피어나는 문화공간
후각을 잡아라… ‘향기’로 피어나는 문화공간
  • 김영권 기자
  • 승인 2019.05.21 15: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메가박스

‘향기’를 활용한 마케팅이 업계를 불문하고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후각은 다른 감각에 비해 1만배 이상 정확하다고 알려져 있을 만큼 오감 중 가장 강렬하고 민감해 향을 잘 활용하면 소비자에게 자연스레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과 기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비누, 입욕제 등을 포장되지 않은 상태로 진열해 판매하는 영국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는 특별한 TV 광고나 마케팅 없이 오직 ‘향’만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연평균 20% 이상의 신장률을 보이며 한국에서만 약 763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2014년에는 서울 명동점이 전 세계 900여개 매장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후각을 자극하며 소비자의 발길을 사로잡는 ‘향기 마케팅’은 최근 제품에서 공간으로 확대되며 문화계에서도 각광받는 추세다. 특히, 영감을 깨우는 문화공간에 더해진 향기는 관람객들의 예술적 감성을 극대화하며 그들을 공간에 오래 머물게 해 문화계는 향기 전문 브랜드와 손잡고 시그니처 향까지 개발하며 치열한 향(香)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 메가박스, 극장 최초로 CI향 개발해 ‘더 부티크’에 적용

메가박스는 프리미엄 향기 마케팅 전문기업 ‘센트온’과의 협업을 통해 극장 최초로 CI향(기업의 브랜드 시그니처 향)을 개발, 프리미엄 특별관 ‘더 부티크’에 적용했다. 더 부티크는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티크 호텔을 콘셉트로 한 프리미엄 상영관으로 고급스러운 가구와 인테리어, 넓고 안락한 좌석, 와인 콜키지 및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통해 품격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처럼 최고급 상영관에 걸맞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메가박스는 향기 마케팅을 접목한 것.

더 부티크에 적용된 CI향은 ‘가든 오브 더 부티크(Garden of THE BOUTIQUE)’로 향긋한 시트러스 향과 이국적인 스파이시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럭셔리한 느낌을 자아내며, 여기에 묵직한 우디 향이 깊이 있게 더해져 매혹적인 오리엔탈 느낌을 선사한다. 이를 통해 한층 더 쾌적한 영화관람 환경을 조성했으며, 더 부티크를 방문하는 관객들은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립기관 최초로 전시 공간에 향기를 도입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관람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관람을 할 수 있도록 국립기관 최초로 전시 공간에 향기를 도입했다. 약 3개월에 걸쳐 조향 전문가의 공간 컨설팅을 통한 스토리텔링 개발과 직원 의견수렴에 의해 향 선정 작업이 이뤄졌으며, 향에 대한 방문객들의 선호도와 반응을 조사하기 위해 사전에 시범 운영도 거쳤다.

각 공간은 특성에 맞게 향기가 입혀졌다. 먼저, 북라운지는 책과 함께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상쾌하고 생명력이 느껴지는 향으로 디자인했으며, 라이브러리파크 로비는 만남의 장소로서 관람객의 긍정적인 감상 및 공유와 소통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싱싱한 풀내음을 느낄 수 있는 향으로 채워졌다. 또한 국제회의실 리셉션홀은 아시아 문화예술과 지식교류 및 상호간 이해와 소통의 장이 펼쳐지는 공간으로서의 안정감과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주는 향으로 디자인했다. 특히, 각 공간에 선정된 향기는 환경부가 고시한 향 알러지 유발물질에 대한 검사 성적서를 취득한 향 성분으로만 엄선해 조향됐기 때문에 많은 관람객들이 더욱 편안하게 관람을 즐길 수 있다.

◆ 디뮤지엄, 작가와 작품의 특색에 맞춘 각각의 향기 디자인해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디뮤지엄은 새로운 드로잉 전시를 위해 코스메틱 브랜드 ‘템버린즈’의 조향팀과 손잡고 작가, 작품의 특색에 맞는 각각의 향기를 디자인했다. 세계 각지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 16인의 드로잉과 일러스트레이션 등 35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하는 <I draw: 그리는 것보다 멋진 건 없어> 전시는 작가들의 작업 세계에 영향을 준 공간적 모티브를 바탕으로 향을 이용해 공감각적으로 연출됐다.

실제로 독특한 화법으로 사물과 공간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피에르 르탕’ 작가의 공간에는 월계수 향이, 로봇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기계적 판타지를 구현하는 ‘하지메 소라야마’ 작가의 공간에는 금속 향이 퍼진다. 이처럼 조향사들이 각 작가의 작품을 보고 얻은 영감을 통해 향기를 만들어낸 만큼 공간마다 다른 매력의 향을 느낄 수 있어 관람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프리미엄 상영관을 이용하는 관객들이 고유의 향기와 함께 공간이 주는 럭셔리한 감성을 더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수십 번의 사전 테스트를 통해 더 부티크에 가장 적합한 향을 적용하게 됐다”며 “향은 브랜드의 첫 이미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브랜드 정체성을 구현하거나 공간의 품격을 높이는 데도 효과적이기 때문에 시그니처 향을 활용한 향기 마케팅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권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