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미계약자 증가 원인으로 지목
서울 아파트 분양가 인상 흐름 유지 ‘불투명’

사진=연합뉴스

서울에서 분양되는 민간아파트 중 분양가 9억원 초과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에 따르면 올해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 비중은 48.8% 정도다. 2015년부터 서울에 분양된 아파트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2015년 12.9%, 2016년 9.1%, 2017년 10.8% 수준이었던 9억원 초과 아파트는 지난해(29.2%)부터 비중이 크게 늘었다.

다만 지난해와 올해 해당 주택 비중 증가는 다른 성격을 나타내고 있는데 작년에는 90%가 강남 3구에서 분양한 반면, 올해는 한강이북 서울의 비중이 73.6%로 증가했다. 

특히 강남 3구 아파트 중 분양가 9억원 초과 비중은 지난해 92.2%로 정점을 찍었다. 올해에도 76.4%를 차지한다.

한강이북 서울은 2017년 용산·성동구의 대형 고가 아파트 분양이 이뤄지면서 해당 주택 비중이 12.6%로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2018년까지는 10% 미만 수준에 머무르다가 올해 45.4%로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기존 한강과 맞닿아 있는 마포, 용산, 성동, 광진 외에도 서대문, 동대문 등 도심으로 분양가 9억워 초과 분양 사례도 확산하는 추세다.

분양가격 구간을 세분화해 분석해보면 ▲8억원 초과 11억원 이하 구간의 비중은 지난해 19.%, 올해 18.0%로 커지는 반면 ▲6억원 초과 8억원 이하 구간은 같은 기준 33.4%에서 올해 4.4%로 급감했다. ▲8억원 초과 11억원 이하는 지난해 22.3%에서 44.9%로 올해 2배가량 늘었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격대별 비중을 살펴보면 8억원 이하 주택은 2015~2017년 70~80%대의 비중을 차지했다가 강남 3구 비중이 증가한 지난해 45.4%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올해는 17.0%로 비중이 더 하락했다.

분양가 8억원 초과 12억원 이하의 경우 올해 72.2%로 비중이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국민주택규모로 일반 가구의 선호도가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는 전용 84㎡의 신규 분양가는 8억원 초과가 대세로 자리 잡은 셈이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최근 급격히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까지 매매가격 상승과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높은 선호도로 양호한 청약실적을 올리는 것이 분양가 상승의 1차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에서는 대량 택지지구 조성으로 공공이 직접 분양가를 책정하고 분양에 나서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서울에서는 쉽지 않은 것도 분양가 상승의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게다가 서울은 재개발·재건축 등 사업방식이 아파트 분양에 주를 이루고 있어 고분양가 자제에 조합들의 협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직방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청약당첨자들에게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을 키우고 있다.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분양가 9억원 초과도 자금조달에 부담이 크지만 9억원 이하도 계약금이 소형 오피스텔 가격에 준하는 수준이어서 계약 포기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청약성적에 비해 저조한 계약실적이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분양가격 책정 전략과 기조가 현재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사진=직방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