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북 식량 지원 논의…농업 분야 경협주 기대감 쑥
북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방산 관련주 ‘꿈틀’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의 화력타격훈련 모습. 사진=연합뉴스

남북 관계가 냉·온탕을 오가면서 남북경협주와 방위산업 관련주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게다가 북미 관계가 좀처럼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16일) 종가 기준 대북 식량 지원 관련 경협주인 ‘조비’는 전 거래일보다 3.15% 오른 2만2900원을 기록했다. ‘경농’과 ‘아시아종묘’도 전 거래일보다 각각 3.9%, 1.82% 오른 1만6000원, 672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방산 관련주도 전 거래일과 비교해 보합세를 나타냈다. ‘빅텍’은 0.15% 오른 3325원을 기록했고 ‘LIG넥스원(0.74%)’, ‘퍼스텍(-0.99%)’, ‘스페코(-0.15%)’ 등도 비슷한 수준의 등락을 보였다.

지난주 큰 변동 폭을 보이던 경협주와 방산주가 이번 주 들어 안정세를 되찾은 것이다.

앞서 지난 4일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북한이 강원도 원산 북방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동쪽으로 불상의 단거리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지난달 17일 이후 17일 만이다.

이에 방향 탐지 장치 관련 전자 시스템 제조업체인 빅텍은 전 거래일보다 4.13% 상승한 327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통신 기반 유도 무기 전문 방위업체인 LIG넥스원도 2.62% 올랐고 방위산업 관련 통신장비업체인 에이스테크도 4.95% 상승한 8700원을 기록했다.

남북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방산주 중심의 투자심리가 형성되던 시장은 하루 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난 8일 정부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 지원 추진 방침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이날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국제기구가 북한 식량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 같은 동포로서 인도적 차원에서 우려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식량 지원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북 식량지원 관련주는 줄줄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료제조 전문 업체 ‘조비’는 전 거래일 종가(2만1400원)보다 19.16% 급등한 2만5500원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로는 2만7800원(29.91%)까지 오르면서 거래 제한 폭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경농’과 ‘아시아종묘’도 각각 8.39%, 7.51%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튿날인 지난 9일 오후 4시 30분경 북한이 또다시 불상의 발사체를 발사한 것이 알려지면서 방산주 주가가 상승했다.

10일 빅텍은 전 거래일보다 9.19% 오른 3385원을 기록했고 LIG넥스원(0.58%), 스페코(1.48%) 등도 소폭 상승했다.

남북경협의 기대감으로 상승하던 기업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조비는 전 거래일(2만5250원)보다 10.69% 하락한 2만2550원을 기록했다. 조비와 함께 대북 식량 지원 관련주로 묶였던 경농과 아시아종묘도 각각 10.56%, 7.92% 하락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이 같은 주가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흐르는 상황에서도 청와대가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을 계속해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7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식량 문제는 안보 사항과 관계없이 인도적 측면에서, 특히 같은 동포로서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며 “정부는 대북 식량 지원 원칙을 이미 확정했고 이를 어떻게 추진하느냐 하는 구체적인 방안에 관해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조만간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의 구체적 계획을 국민께 밝혀드릴 수 있을 것이다”고 답했다.

이에 이날 오후 2시 46분 현재 조비와 경농, 아시아종묘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12.66%, 7.81%, 5.95% 상승하면서 또 다시 반등할 기미를 보였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단거리 발사체 발사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될 소지가 다분하다”며 “과거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 지정학적 이슈 부각으로 환율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 역시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한 배경은 북미 관계가 진전되지 않고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며 “북미 양측이 빅 딜을 합의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 북미 관계의 대립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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