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인재 부재 속 기술별·직종별 성별 격차 여전히 극심
관련 분야 능력 제고 및 전문성 강화 위한 산·학·연·관 협력 필요

사진=배수람 기자

여전히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 경력단절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수한 여성 인재를 육성·지원하는 방안 및 제도 개선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송희경 의원과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 한국여성정보인협회가 주최한 ‘AI시대 여성IT 戰士(전사)를 키워라’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진행됐다.

송희경 의원은 “여성의 연령대별 경제활동참가율 통계를 보면 출산과 육아기간인 30~34세 구간에서 M자형을 그리고 있다”며 “특히 과학기술 분야로 좁혀 통계치를 보면 대부분의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은 아예 다시 복귀하지 못해 L자형을 나타내고 있다. 우수한 여성인력이 재능을 버리고 경력이 단절되는 국가적인 자산 손실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송 의원은 “AI 등 융합산업분야에서 여성이 가진 세심함과 소통능력은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다양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여성이 활약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지는 만큼 관련한 제도 개선 등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명희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원장은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 및 채용변화의 필요성에 관해 설명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로는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기술 기반 플랫폼 발전으로 공유 경제와 온디맨드 경제 부상, 소득 증가와 삶의 질 향상 등이다. 반면 기존 일자리의 소멸, 기술격차 확대에 따른 계층·국가·지역간 불균형은 해소해야 할 부정적인 영향으로 꼽았다.

4차 산업혁명은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사회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만큼 모든 측면에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김 원장은 강조했다. 이 때문에 민간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김 원장은 우수한 IT 여성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 민간차원의 ▲고용 브랜드를 통한 우수인재 유인 ▲소셜 리크루팅 등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의 변화 ▲현업부서 주도의 맞춤형 인재 채용 ▲입사 후 지속적인 전문교육 실시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이어 정부에서는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채용시스템 구체화 ▲전 영역에서 디지털 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기본적인 소양을 다지는 등의 제도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수복 카이스트 학술문화원 원장은 AI시대를 대비한 여성 IT 전사 육성·지원·활용 전략에 관해 언급했다.

문수복 원장에 따르면 국내 SW산업에서 여성 종사자는 22.6%, SW전문기술인력은 19.6%에 그친다. 여성 AI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AI SW분야 경력단절, 미취업 등 유휴 여성인재를 유인·흡수하는 정책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문 원장은 강조했다. 전 주기적 여성 IT인력양성을 위한 정책도 병행 개발해야 한다.

여성 IT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문 원장은 ▲어릴 때 재능을 발굴, 여성친화 일자리 창출 및 집중 교육, AI특화 여성 SW개발자 육성 등의 전략과 ▲여성 IT엔지니어 및 프리랜서 근로 복지 지원 확대, 육아 지원 ▲기업과 여성 IT엔지니어 및 프리랜서 간 신뢰 중개를 위한 DB기반 플랫폼 구축, 경력단절 여성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훈련 등을 제시했다.

이 같은 시스템이 마련되면 저출산·고령화 시대 직업환경과 제도 개선을 통한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여성IT 인재의 삶의 만족감 증진, 독립적인 경제능력 확보로 건강한 가정 및 사회 구현, AI신산업 성장기반을 새롭게 확충할 일자리 창출에 기여, 이공계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장기적으로 타 이공계 분야에서의 여성인력 비중 확대까지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은희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통계동향연구실장은 “기업의 절반 이상이 디지털 인재가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인재확보가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여성의 경제 참가율이 여전히 낮고 남녀 임금 격차 역시 크다. ICT·SW분야 여성인력 배출 및 고용 비중 역시 낮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경제시대 창업은 여성의 경제참여 기회를 확대시킬 수 있는 핵심엔진이지만 창업환경에서도 성별 격차가 존재한다”고 여성 IT인력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AI전문가 중 여성은 남성의 1/4 정도인 22%에 그친다. AI 기술별, 직종별 성별 격차 큰 것으로 집계됐다.

지 실장은 “여성이 IT·SW 학과를 전공하고 관련 분야 경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 및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디지털 스킬 보유 인력양성을 위해 인접 과학분야와 연계, AI 기술 개발 및 활용 인력 풀을 구축하는 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성별 다양성 목표제를 실시해 직업별, 직급별 여성 디지털 인재의 균등을 이루고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 차원의 이니셔티브를 제안하고 AI·블록체인 등 유망기술 분야 스킬 업 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산·학·연·관을 대표하는 각계 전문가들이 토론에 참여했다. 이들은 여성 IT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인재상 제시, 남성 중심적 조직 문화의 변화를 이끌고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보육 시스템, 대기업 및 중소기업별 정책 지원 방안 등 현실적인 방안을 제언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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