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에서 모바일생방송으로, ‘관찰예능·상품후기’등 이색방송 편성
“이커머스와 경계 사라져…쇼호스트 활용 차별점 키워가야”

GS홈쇼핑의 ‘내일TV’와 현대홈쇼핑의 ‘쇼핑라이브’. 사진=각 사 제공

홈쇼핑이 TV 밖으로 나왔다. TV 없이, 집 밖에도 휴대전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쇼핑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온(ON)쇼핑’ 시대를 맞이했다.

온쇼핑은 온라인(On-line)에서 실시간(On-air) 쇼핑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새로운 쇼핑방식이다. 일정 시간 TV를 통해 송출되던 일방향 방송에서 모바일 방송을 통해 실시간 의사소통이 가능한 양방향 방송으로 변화한 것이다.

현재 업계는 홈(HOME)쇼핑이란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모바일 쇼핑 취급액(매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간 낮은 시청률로 몸살을 앓던 홈쇼핑이 TV를 벗어나 모바일에 새 둥지를 틀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셈이다.

GS홈쇼핑의 모바일 쇼핑 매출은 ▲2017년 1조5562억원 ▲2018년 2조8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각각 39.7%, 47.3%로 늘어났다. 현대홈쇼핑은 ▲2017년 8793억원 ▲2018년 959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각각 23%, 26%로 집계됐다. 롯데홈쇼핑 역시 2017년 이후 모바일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평균 0.03%에 그쳤던 GS홈쇼핑의 TV방송 시청률은 모바일 생방송을 시작하고부터 1회 평균 2만명이 접속, 3000~4000건의 실시간 채팅이 올라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각 사는 모바일쇼핑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모바일 방송 편성에 힘을 쏟고있다.

GS홈쇼핑은 다음 날 방송에 편성될 상품을 하루 전 동영상으로 보고 주문할 수 있는 ‘내일TV’를 선보였다. 현대홈쇼핑은 모바일 생방송 ‘쇼핑라이브’를 올해 안에 주 12회까지 늘릴 예정이며, 롯데홈쇼핑은 업계 최초로 1인 방송 및 라이브 채널을 위한 ‘모바일 스튜디오’를 설치했다.

기존 TV홈쇼핑이 쇼호스트가 상품을 설명하는 단순한 구성에 그쳤다면 모바일 방송은 시간과 주제, 자막 등을 비교적 자유로운 형태로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하나의 상품을 판매하면서도 1분가량의 세분화된 영상을 마련했다. 상품체험·일반인 후기·활용 팁 등으로 구성돼 원하는 상품과 방송 콘텐츠를 골라 시청할 수 있게 했다. 이외에도 유명 쇼호스트의 이름을 딴 명품 전문 방송, 관찰형 예능 등 30분 이상의 정기프로그램도 편성해 다양한 소비층을 아우르고 있다.

트렌드와 시청자 반응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작용한다. 한번 촬영 후 일정 시간에 재방송을 내보내는 TV홈쇼핑과 달리 제작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트렌드 변화에 따라 실험적인 방송을 제작하기도 한다. 또한 모바일 생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소비자들은 실시간 채팅을 통해 제품 구성과 구매 혜택 등의 핵심 정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이와 관련 GS홈쇼핑 관계자는 “TV홈쇼핑을 25년 정도 운영하면서 제품 판매 및 방송 제작에 대한 노하우가 충분히 마련된 상태다. 전문적으로 상품을 판매해온 쇼호스트와 그간 쌓아온 브랜드력을 활용해 모바일 채널 내에서 다양한 영상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현재 주 고객층인 40대 이상의 모바일 구매 활동을 활성화하고 향후 20~30대 고객까지 끌어올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홈쇼핑이 모바일로 이동하며 전체 온라인쇼핑 시장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업계 간 경계가 허물어져 가는 가운데 쇼호스트를 활용한 차별점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TV 주문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모든 쇼핑이 모바일에 집중되고 있다. 홈쇼핑의 경우 영상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이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이커머스 업체들도 하나둘 라이브 방송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결국엔 업계 구분 없이 온라인시장 전체 경쟁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커머스 가격 경쟁에 동참하기 보다는 쇼호스트를 활용해 실시간 방송을 즐기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차별점을 구축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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