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때까지 말끔히”…오명 씻은 식기세척기, 가전업계 新바람
“기름때까지 말끔히”…오명 씻은 식기세척기, 가전업계 新바람
  • 배수람 기자
  • 승인 2019.05.10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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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척력 높이고 물·전기료 아끼고, 세 마리 토끼 잡은 신제품 속속 등장
소비자 생활패턴 맞물려…올 1분기 판매량, 전년比 225% 급성장
LG전자 'LG전자 디오스 식기세척기'. 사진=LG전자
LG전자 'LG전자 디오스 식기세척기'. 사진=LG전자

주방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식기세척기’가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새로운 주거 트렌드와 소비자의 니즈를 고려한 신제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불과 몇 년 사이 시장규모도 대폭 커졌다.

최근 전자랜드에 따르면 지난해 식기세척기 판매량은 2017년 대비 159% 증가했다. 올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5%가량 늘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광업제조업 조사에서도 가정용 식기세척기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2016년 기준 가정용 식기세척기 국내 생산액은 2374억원으로 10년 전인 2006년 1114억원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이는 맞벌이 가구가 보편화하고 1인 가구가 급증한 데 이어 일과 삶의 균형, 이른바 ‘워라밸’ 문화가 정착한 것이 한몫한 것으로 판단된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생활을 더 편리하게 해주는 가전제품이라면 추가 비용이 들어도 구매하는 경향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며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가사노동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식기세척기 구매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과거 식기세척기는 가정 내 비주류 가전에 속했다. 손으로 직접 설거지하는 것보다 세척력이 떨어지고 세제를 깨끗이 씻어내지 못한다는 인식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게다가 물과 전기 사용이 많아 가정용보다 업소용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미국·유럽 등에서는 가정 내 식기세척기 보급률이 70%에 달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10%에 불과하다.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는 10만대를 밑도는 수준에 머무른다.

그러나 최근 성능을 강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인 제품들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연간 판매량이 최고 13만대까지 늘어나 2022년 2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매직 터치 온 식기세척기. 사진=SK매직
SK매직 '터치 온' 식기세척기. 사진=SK매직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을 주도하는 곳은 SK매직이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한 ‘2019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에서 SK매직 식기세척기는 17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64%에 이른다.

SK매직은 지난해 4월 식기세척기 ‘터치 온’을 출시했다.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고 편의성에 중점을 둔 기능들이 대거 추가됐다. 해당 식기세척기는 ▲세척기술을 개선한 ‘파워워시’ ▲상·중·하 회전날개에서 강력한 물살의 세척수 분사 및 세척 전 불림 ▲70~80℃ 고온수 세척·헹굼을 통해 눌어붙은 밥알 및 기름때 완벽 살균·세척 기능 등이 적용됐다.

또한 ▲오염상태를 스스로 진단·세척하는 ‘스마트 코스’ ▲49분 만에 세척하는 ‘스피드 코스’ ▲세척 후 남은 수분을 자연 건조할 수 있도록 한 ‘자동문열림’ ▲인체공학적 설계를 도입한 ‘히든 컨트롤’ 기능 등이 강화됐다. 내부에는 UV 살균램프 및 정수필터를 채용했다.

뒤이어 LG전자도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 공략에 나선 모습이다. LG전자는 지난 3월 ‘LG 디오스 식기세척기’를 출시했다. LG전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대에 그치지만 이미 미국 등지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소비자도 사로잡겠다는 포부다.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천장·중간·바닥의 54개 물살로 세척하는 ‘토네이토 세척 날개’ ▲3면에서 스팀이 분사돼 눌어붙은 음식과 유해 세균을 제거하는 ‘100℃ 트루 스팀’ ▲부피를 줄이고 소음을 최소화한 ‘인버터 DD모터’ 등이 탑재됐다.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3단 높이조절, 다용도 선반, 맞춤형 식기 꽂이 등이 탑재된 ‘스마트 선반 시스템’ ▲세척 완료 후 자동으로 문을 열어 수분을 자연 건조하는 기능 등도 적용됐다.

LG전자는 식기세척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해당 신제품을 대상으로 부산대 감각과학연구실 이지현 교수팀과 관련 연구도 진행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식기세척기의 세척력이 손 설거지보다 약 26% 더 뛰어났다.

식기세척기의 물 사용량은 손 설거지 10% 수준에 그쳤고 세제는 50%가량 덜 사용했다. 세척 후 남은 잔류세제 조사에서 식기세척기는 모든 실험에서 검출되지 않은 반면 손 설거지에서는 5번에 1번꼴로 소량의 세제가 검출됐다.

연구를 총괄한 이 교수는 “최근까지 식기세척기가 진화를 거듭하면서 세척력과 효율성에서 손 설거지보다 전반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이 이번 실험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식기세척기가 가정 내 필수가전이 아닌 만큼 높은 가격은 소비자의 시장진입에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지난해 출시한 SK매직 ‘터치 온’ 식기세척기의 출고가는 149만원 상당이다. 최근 출시한 LG전자의 ‘LG 디오스 식기세척기’는 사양에 따라 129만~159만원에 책정됐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아직 소비자들 사이에서 식기세척기에 대한 불신이 온전히 해소된 건 아니지만 이용해본 소비자들은 만족감이 높다. 특히 어린 자녀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일일이 젖병을 소독하는 등의 수고를 덜어서 좋다는 평가다”라며 “공기청정기나 의류건조기 등이 가정 내 필수 가전으로 떠오른 걸 미뤄볼 때 식기세척기 시장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반응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진다면 세척력은 뛰어나면서 가격은 저렴한, 혹은 1~2인 가구에 들이기도 부담 없는 ‘가성비’ 높은 제품도 출시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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