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메모리 133조 투자계획, 증권사 관련주에 러브콜
원익IPS·한솔케미칼·실리콘웍스 등 비메모리 3인방에 외국인도 ‘사자’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계획 여파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수혜주로 지목된 종목들은 다소 주춤했지만 기대감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익IPS, 한솔케미칼, 실리콘웍스 등의 8일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소폭 하락했다. 원익IPS는 8일 종가 2만6000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 종가 2만7250원보다 4.59% 떨어진 수준이다. 한솔케미칼은 8만4200원으로 1.06% 내렸고 실리콘웍스도 4만8200원에서 4만6900원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다만 지난달 초 대비로는 상승 곡선을 유지했다. 원익IPS는 지난달 1일 종가 2만4500원에서 8일 2만6000원으로 6.12% 올랐다. 한솔케미칼과 실리콘웍스도 각각 1.81%, 10.09% 증가했다.

이들의 주가 상승에는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시스템 반도체 투자계획의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히며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또 시스템 반도체 인프라와 기술력을 공유해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원익IPS, 한솔케미칼, 실리콘웍스 등은 ‘비메모리 3인방’으로 묶이며 시장의 관심이 커졌다.

원익IPS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생산라인에 전 공정 장비를 공급하는 국내 장비업체이고 한솔케미칼은 비메모리용 과산화수소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LG그룹 계열사인 실리콘웍스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핵심인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이다. 글로벌 상위 50위 팹리스 기업에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들의 최근 주가는 다소 주춤했지만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증권사가 주간추천주로 삼성전자 비메모리 설비 확대 관련주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주간추천주로 한솔케미칼을 꼽았다. KB증권 측은 “삼성전자 비메모리 생산성 확대에 따른 수혜가 전망된다”며 “향후 차세대 배터리 소재 시장 진입, 퀀텀닷 소재 수요 확대 등 성장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원익IPS를 언급했다. 하나금투는 “국내업체 중 유일한 삼성전자 비메모리 시설 투자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며 “삼성전자가 NAND 대규모 투자 시 최대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적개선 기대감도 높아졌다.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익IPS, 한솔케미칼, 실리콘웍스는 각각 내년 영업이익 1878억원, 1364억원, 101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각 지난해 대비 77.34%, 45.73%, 81.72%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에 외국인들은 비메모리 3인방을 사들였다. 지난달 24일 삼성전자의 투자 발표 이후 8일까지 외국인은 원익IPS를 34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이 61억원을 팔아치운 것과 상반됐다. 외국인은 한솔케미칼과 실리콘웍스도 각각 37억원, 42억원 순매수했다.

전상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비전 2030’에서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중에서도 파운드리(생산설비)에 집중투자해 파운드리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TSMC를 따라잡겠다는 장기 계획이다”며 “총 133조원 중 73조원은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비로 사용하고 나머지 60조원은 생산설비에 투자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설계업종과 비메모리 장비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30년까지 생산설비에 60조원이 투자되면서 공장증설에 필요한 후공정 장비업체의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국내 팹리스 업체도 삼성의 설계자산을 지원받을 예정이기에 AI, 5G, 전장 등 다양한 부분에 필요한 반도체 설계 분야로 확장될 것이다”며 “팹리스 업체는 다품종 소량생산 수주를 해외 생산설비 업체가 아닌 삼성전자에 맡길 수 있게 되면서 국내 반도체 설계 분야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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