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급 주택공급, 수요 이탈 등 분양시장 안정성 우려 제기
택지 조성 및 첫 분양, 인프라 구축까지 최소 1~2년 소요
재건축·재개발·공공택지 등 연말까지 2만3522가구 공급예정

3기 신도시 입지로 신규 선정된 경기도 고양시 창릉동 일대.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30만호 주택공급을 위한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이 발표되면서 서울 실수요자들의 이탈, 분양시장 위축 등 안정성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에 신규 지정된 고양 창릉, 부천 대장지구 등 신도시 2곳에는 5만8000가구, 도심 국공유지 및 유휴 군부지 등에 5만2000가구 등 총 11만가구가 공급된다. 이르면 2020년(중소규모 택지)을 시작으로 2022년(신도시) 주택공급이 이뤄진다.

통상 경기지역 주택은 서울 주택가격보다 저렴하게 공급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서울지역 실수요자들이 이탈, 수요 감소로 인한 분양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고 있다.

다만 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신규택지 조성 및 첫 분양까지는 예상보다 소요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우선 등 분양자격을 갖추기 위해 몇 년을 미리 움직일 경우 출퇴근이나 교육 등 문제가 걸려있어 서울에서 이탈하는 수요는 제한적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권 팀장에 따르면 이들 신규택지 조성이 서울 분양시장을 악화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이 되기에는 부족하다. 서울의 탄탄한 인프라 역시 수요자들이 해당 지역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로 작용한다.

9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부터 연말까지 서울에서는 총 2만3522가구(아파트 일반분양 기준)가 분양할 계획이다.

2017년 1만6000여가구까지 공급됐던 분양물량은 2018년 대폭 줄었다. 여기에 각종 부동산 규제책으로 건설사들이 계획 물량을 모두 소화하지 못하면서 해를 넘기는 분양사업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진=부동산인포

분양물량이 늘어난 만큼 올 들어 미분양 물량도 다시 증가했는데 업계에서는 중도금대출 제한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초 광진구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중도금대출 지원을 시행하면서 초반 30% 선에 그쳤던 계약률이 현재 60%대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경쟁률이 다소 낮아지긴 했으나 1순위 마감 단지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최근 분양한 서초구 방배동 방배그랑자이는 8.17대 1로 1순위 마감됐다.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음에도 현금부자들이 대거 몰린 셈이다.

서울의 주요 분양예정 단지 중 이달 분양하는 아파트는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삼성물산의 ‘래미안 라클래시(679가구)’다. 7·9호선 지하철을 이용하기 쉽고 경기고, 영동고 등 학군이 탄탄하다.

GS건설은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를 헐고 ‘서초그랑자이’를 다음 달 분양할 예정이다. 총 1446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2호선, 신분당선 환승역인 강남역이 인근에 위치해 있다.

하반기에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을 재건축한 1만2000여가구 대단지 아파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단일 규모로는 서울 최대 물량으로 9호선, 5호선이 인접해 있으며 올림픽공원과도 가깝다.

공공택지에서는 호반건설이 위례신도시 장지동에 짓는 ‘호반써밋 송파I(689가구)’와 원건설이 중랑구 양원지구에 짓는 ‘신내역 힐데스하임 참좋은(218가구)’ 등이 분양할 계획이다.

권일 팀장은 “경쟁률에는 차이가 있지만 결국에는 모두 분양되는 게 중요하다. 최근 무순위 청약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만큼 주변 신도시 공급과 상관없이 서울 분양시장 흐름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재건축, 재개발 등 주요 정비사업을 비롯해 위례신도시 등 공공택지 분양까지 다양한 물량이 연말까지 나올 예정이어서 실수요자들은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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