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공장 ‘컨트롤타워’ 역할, 베트남 하이퐁 공장으로 통합 이전 결정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 지속적 사후지원 통해 고객 신뢰 확보 노력

사진=연합뉴스

LG전자가 결국 스마트폰 국내 생산을 접는다. 베트남 등으로 생산거점을 옮겨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만년적자를 해소하겠다는 목표다. 이와 관련해 일부 소비자들은 품질이 떨어지거나 해외 시장에 집중해 향후 국내시장을 포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최근 LG전자는 경기도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하기로 했다. 기존 생산인력은 창원 생활가전 생산공장으로 재배치한다.

2014년 준공돼 연간 600만대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베트남 내수 및 수출용 중저가 제품을 주로 생산하던 하이퐁 공장은 연간 1100만대까지 생산능력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곳 공장은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한다.

이번 결정은 MC사업본부 누적적자가 3조원을 넘어선 만큼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달 30일 LG전자는 올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을 공시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매출 1조5104억원, 영업손실 2035억원을 냈다. 영업손실은 직전 분기(3220억원)대비 줄었으나 전년 동기(1360억원)보다는 675억원가량 늘어났다. 2015년 2분기 이후 16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LG전자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인해 매출이 전분기 대비 줄었고 이에 따라 영업손실이 이뤄졌지만 지속적인 사업구조 개선으로 손실규모는 전기 대비 36.1%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구도, 중국의 저가폰 공세 및 화웨이의 맹추격 등으로 LG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실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14.3%를 기록했다. 전년(17.4%) 대비 3.1%p 줄어든 모습이다. 북미 시장에서도 2017년 16.8%에서 지난해 15.9%로 하락했다.

LG G8 ThinQ. 사진=LG전자

LG전자는 베트남 하이퐁 공장의 풍부한 노동력과 항구도시라는 이점 등으로 원가 절감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북미 시장 입지를 넓히는 데도 수월하다고 평가한다. 다만 LG전자 스마트폰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는 이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소비자들은 LG전자의 이 같은 결정에 반신반의하다. 전반적으로 스마트폰 품질이 떨어질 수 있고 국내보다 해외시장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는 점에서다.

LG전자 스마트폰을 줄곧 사용하는 A씨는 “호불호가 나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LG 스마트폰카메라 성능이 좋아서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며 “해외로 사업장을 모두 옮겨버리면 지금과 같은 퀄리티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기능이 워낙 다 좋다 보니 가성비를 따져서 구매하는 경향도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술력이나 품질을 생각하면 국내에서 만든 걸 선호한다”며 “화웨이 중저가 스마트폰이 강세라고 하지만 주위에 쓰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걸 보면 알 수 있지 않냐”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단순히 생산비용을 줄이겠다고 해외로 이전하는 것 같지는 않다”며 “국내에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해외 시장을 공략해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의도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이 같은 우려에 LG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수익성을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LG전자에 따르면 플랫폼화 및 모듈화 전략, 원가절감 등을 통한 사업구조 개선이 지속되고 제품 포트폴리오는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품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베트남으로 옮긴 것은 생산라인이지 시장이 아니다”며“ 기존 평택 사업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 전략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연내 생산라인 이전과 인력 재배치를 마치고 양산성 검증 및 효율성 확보에 주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사후지원을 통해 믿고 오래 쓸 수 있는 스마트폰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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