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망 한계, 디지털 서비스로 극복
디지털 익숙한 2040, 저축은행 신규 고객으로
다양한 고객층 확보로 저축은행 포트폴리오 다양화 추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축은행 업계에도 디지털 바람이 활발하게 불고 있다. 시중은행 못지않은 디지털 플랫폼을 출시해 영업망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4월 ‘웰컴디지털뱅크(웰뱅)’을 출시하며 업계 내에서 디지털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 3월 유진저축은행은 ‘유진디지털은행(유행)’을, 페퍼저축은행은 ‘페퍼루’를 출시했다. 지난달에는 KB저축은행이 ‘KB착한뱅킹’을 리뉴얼해 선보였으며 SBI저축은행은 오는 7월에 ‘사이다뱅킹(가칭)’을 출시할 예정이다.

저축은행 업계가 디지털 서비스에 뛰어든 것은 2016년 디지털 비대면 서비스를 선보이기 시작하면서다. 국내에서 스마트폰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 모바일 앱을 출시한 시중은행에 비해서는 많이 늦은 편이다.

디지털 서비스 도입이 늦어진 이유는, 저축은행들이 관련 사업을 해낼 만한 여력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부터 고객 편의를 위한 기술 개발까지, 시중은행보다 몸집이 작은 저축은행에게는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 저축은행 업계도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고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이는 저축은행이 은행 업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은 전국적인 영업망을 가지고 있는 시중은행과 달리 정해진 권역에서만 영업점을 운영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시중은행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주 고객이 50대 이상의 연령층에 몰려있어 다양한 연령대의 신규 고객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저축은행 업계는 접근성을 높이고 다양한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한 디지털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들은 자체적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고 관련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자체적 플랫폼 구축이 어려운 소형 저축은행들은 저축은행중앙회가 출시한 통합 앱 ‘SB톡톡’을 통해 모바일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 '웰뱅' 실행 화면.사진=임정희 기자

특히 업계 최초로 모바일에서 풀뱅킹 앱 ‘웰뱅’을 출시한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1년간의 운영 성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웰컴저축은행에 따르면 웰뱅을 통해 40만명의 고객이 유입됐으며 그중 84%가 20~40대의 젊은 고객으로 밝혀졌다. 또한 웰뱅 전체 고객 중 20%는 영업권역 외 고객이다. 예·적금 가입 금액과 누적 금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각 은행은 핀테크 기술 도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하고 빠른 인증 절차를 선보이거나 챗봇을 활용한 상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은행별로 ICT 부문 인재를 채용하거나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으로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도 열중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요즘 저축은행도 시중은행처럼 핀테크 관련 인재를 채용하거나 관련 기업과 손잡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SBI스마트뱅킹’앱에서 ‘SBI간편인증’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생체인증과 핀(PIN)번호 입력을 통해 인증하는 방식으로 기존 공인인증서를 통한 인증보다 간편하고 안전하다. 또한 오는 7월, SBI저축은행은 최신 핀테크 기술을 접목해 여·수신 업무를 편리하게 볼 수 있는 ‘사이다뱅킹(가칭)’을 추가로 출시한다고 전했다.

KB저축은행은 KB금융그룹이 지원하는 ‘KB스타터스’에 소속된 스타트업 기업과 협업해 서비스 개선에 힘쓰기도 했다. 지난달 목소리로 로그인과 소액이체가 가능한 ‘목소리 서비스’와 QR코드를 활용한 ‘모바일 증명서’기능을 담아 ‘KB착한뱅킹’을 새롭게 출시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존 고객층은 예금을 주로 이용하는 50대 이상 고령층이었기 때문에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고객 수요가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저축은행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만들기 위해 디지털 서비스 역량을 키우는 것이 업계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젊은 고객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저축은행도 시중은행처럼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앞으로 저축은행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젊은 고객이 장기적으로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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