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전 분기 대비 1.94% 감소 ‘선전’, 우리 37% 급락 ‘부진’
중소가맹점 수수료인하 본격 반영
2분기부터 실적 감소 폭 커질 것으로 전망

사진=연합뉴스

카드사들이 1분기에 순익 급감으로 인한 우울한 실적을 받아들었다.

2분기에도 실적 침체기는 계속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에 카드업계는 반등의 기대감보다 우려의 모습이 역력하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KB국민·우리·하나 등 은행계열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2422억원으로 전년 동기 2756억원 대비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203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기업계 삼성카드를 포함한 5개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36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71억원 대비 6.4% 감소했다.

먼저 업계 1위 신한카드의 1분기 순익은 1220억원으로 전년 동기(1391억원) 대비 12%, 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 비해 1.94% 줄었다.

순익 감소요인으로는 중소형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 감소와 일회성 요인인 대손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비회원대출, 할부금융 등 수익 다변화로 관리를 해왔기 때문에 다른 카드사들에 비해 순익 감소폭이 적어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중소형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 등으로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나카드는 1분기 당기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 쪼그라든 182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44%의 순익이 감소했다.

전년 동기 기준 가장 큰 폭으로 실적이 악화된 우리카드는 올 1분기 순익 2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가까이 급감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37%의 감소를 보였다.

우리카드는 ‘카드의 정석’ 시리즈가 흥행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유효회원 수가 30만명 이상 늘었지만 순익 감소는 막지 못했다.

반면 KB국민카드의 순익은 지난해 1분기 717억원에서 올 1분기 780억원으로 은행계 카드사로는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8.8%, 전분기 대비 90%의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4분기 희망퇴직 140억원과 정기세무조사에 따른 세금부과 등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면서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기업계 카드사인 삼성카드도 1203억원의 순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9%, 전분기 대비 71.3% 늘었다.

회사측은 순익 증가 이유로 자동차 캐시백, 무이자할부 등 고비용·저효율 마케팅을 축소하는 수익구조 개선 노력과 비용 효율화를 통해 이익 감소 폭을 최소화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순익이 증가한 카드사와 감소한 카드사 양측 모두 2분기를 시작으로 올해 전체실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카드수수료율 인하 여파가 오는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것이며 이는 낮아진 수수료율의 적용이 올 1월 말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1분기 실적은 온전한 실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 “지난 1월 중소형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올 1분기는 2~3월, 약 2개월만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도 “2분기부터는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순익 감소가 전부 반영되기 때문에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앞으로 순익은 더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대형가맹점과 수수료 인상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도 2분기 실적 반등의 기대감을 가라앉힌다.

카드사들은 지난달부터 통신사, 대형마트 등 대형가맹점에 0.2~0.3%p 수준의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하고 적용하고 있지만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수수료 인상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당초 현대자동차에 0.1%p 수준의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했으나 현대차가 가맹점 해지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들고나오자 0.05%p 수준의 수수료를 올리는데 그친 바 있다.

통상 카드사들은 수수료 체계가 바뀌면 새로운 수수료율을 우선 반영한 후 협상 결과를 토대로 수수료율 조정으로 인한 차액분을 정산하는 것이 관례다.

올해 1분기 순익도 지난달부터 카드사가 인상한 수수료율을 선반영한 실적이기 때문에 향후 수수료 협상 과정에서 인상률이 낮아질 경우 카드사들의 실적은 더 나빠질 여지가 있다.

한편 카드업계는 수수료수익의 의존도를 낮추고 수수료 수익 감소문제를 타개키 위해 다각적인 수익성 제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을 발굴하고 효율성을 제고하지 않으면 업계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도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업계가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당국 정책뿐 아니라 각종 결제수단이 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수익모델에 어떤 형태라도 변화를 줘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업계가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하지 않고는 시장에서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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