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율·환율 등 시장 변동성 확대로 헤지수요 증가
잔액 3256조원…전년보다 16.8% 늘어

표=금융감독원

지난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장외파생상품의 총 거래 규모는 1경6304조원으로 전년 대비 16.8%(2342조원) 증가했다. 이는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헤지수요 증가로 이자율스왑 및 통화선도 거래가 증가한 데에 기인했다.

지난해 말 장외파생상품 잔액은 9279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16.8%(1332조원) 늘어나면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자율스왑 잔액이 전년 말 대비 17.2%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기초자산별 거래 규모는 1경2538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5%(1396조원) 증가했다. 잔액 역시 3256조원으로 같은 기간 15.6%(440조원)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 및 무역 분쟁 등으로 인한 미 달러화 가치변동과 신흥국 금융위기 등 대외 리스크로 인해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은행의 대고객거래 및 이를 헤지하기 위한 물량 증가와 증권사의 해외투자를 위환 외화 조달자금의 헤지수요 증가 등으로 통화선도 거래 규모 및 잔액이 모두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자율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3493조원으로 전년 대비 34.8%(901조원) 증가했다. 잔액도 5829조원으로 17.0%(849조원) 늘었다. 금리 인상 우려 등 금리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헤지를 위한 이자율스왑 거래가 전년 동기(2494조원)보다 크게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고 풀이된다.

주식 장외파생상품은 거래 규모가 223조원으로 전년보다 23.9%(43조원) 늘었고 잔액도 91조원으로 30.0%(21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중 ELS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증권사들이 이를 해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식스왑을 거래하면서 주식스왑 거래 규모와 잔액이 모두 늘었다.

신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28조4000억원이고 잔액은 81조60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2.3%, 15.9% 증가했다.

금융권역별로 보면 은행의 거래 규모가 1경3528조원으로 전체의 83.0%를 차지했다. 이어 증권사(12.2%), 신탁(자산운용 등 포함 3.5%) 순이었다.

은행은 통화선도(1경337조원), 이자율스왑(2628조원), 통화스왑(402조원) 등 대부분의 장외파생상품에서 가장 큰 거래 규모를 나타냈다.

금융권역별 잔액도 은행이 7538조원으로 전체의 81.2%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 이어 증권사가 16.0%, 보험이 1.6%로 뒤를 이었다.

장외파생상품 중개·주선 거래 규모는 197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50조7000억원)보다 31.1%(46조8000억원) 증가했다.

금감원은 최근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증가하면서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G20을 비롯한 글로벌 규제 당국은 장외파생상품시장의 투명성 제고와 시스템 리스크 완화를 위한 장외파생상품 시장 개혁을 진행 중이다”며 “비청산 장외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증거금 교환 의무, 거래 정보저장소(TR) 도입 등 거래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시장 개혁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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