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대형 GA 설계사 수, 보험사 설계사 수 추월
GA 불완전판매비율 0.19%…보험사보다 높아
금융당국, “불건전 영업행위 집중 감시”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중·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의 설계사 수가 18만명을 넘어서며 보험사의 설계사 수를 추월하는 등 중대형 GA 몸집이 불어가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 대비 불완전판매 비율은 높아 금융당국이 불건전 영업행위를 집중 감시하기로 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78개 중·대형 GA의 소속 설계사 수는 18만746명으로 보험사 소속 설계사 수 17만8358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GA는 한 보험사에 소속되지 않고 여러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의 다양한 보험상품을 판매한다. 일반적으로 금융소비자가 보험을 비교·가입하려면 다수의 보험사와 설계사를 통해 각각 상담을 받아야 하지만 GA는 거의 모든 보험사와 상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한 번에 다양한 상품을 비교분석 할 수 있다.

GA는 소속 설계사 수에 따라 100명 미만은 소형, 100명 이상~500명 미만은 중형, 500명 이상은 대형으로 분류된다.

중·대형 GA 소속 설계사 수는 전년보다 7902명 늘어난 반면 보험사 소속 설계사는 1만598명 줄었고, 개인대리점 소속 설계사도 4446명으로 전년대비 970명 줄었다.

중·대형 GA 설계사가 늘어남에 따라 이들이 신규로 판매한 계약 건수도 급증했다. 지난해 중·대형 GA의 신계약은 1318만건으로 전년의 1025만건보다 293만건(28.6%) 증가했다. 이중 대형 GA는 1091만건(중형 227만건)으로 신계약의 대부분인 82.8%를 차지했다.

신계약은 생보상품보다는 손보상품 위주로 체결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계약 중 손보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90.6%(1194만건)에 달했다.

상품판매로 인한 수수료 수입 또한 증가했다. 지난해 중·대형 GA의 수수료 수입은 총 6조934억원으로 전년(5조2102억원)보다 8832억원(17.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을 유지하지 못하고 중간에 보험을 끝내는 단기 해지 등으로 발생하는 환수금은 4388억원으로 전년 3698억원 대비 690억원 증가했으나 수수료 대비 비율은 0.1% 올라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같이 중·대형 GA의 규모가 커지면서 시장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영업 건전성 측면에서는 문제점이 지적된다.

특히 중대형 GA의 설계사 수가 보험사의 설계사 수를 추월한 것을 두고 보험업계는 더 많은 수수료를 받으려는 보험사 소속 경력직 설계사들이 GA로 이동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는 보험사들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GA에게 높은 수수료를 지급한 것에 기인한다. 자사의 보험상품을 GA의 설계사들이 주력으로 판매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GA에 높은 수수료를 준 것이 보험사 소속 설계사가 이탈하는 원인을 제공한 셈”이라면서 “똑같은 실적을 해도 급여에 차이가 나는데 GA로 설계사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중대형 GA 몸집 증가는 불완전판매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GA소속 설계사들이 금융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상품을 안내하거나 판매하기보다 높은 수수료를 주는 보험사 상품 위주로 권유하기 때문이다.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설계사의 말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금융소비자는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중·대형 GA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0.19%로 보험사 0.13%에 비해 0.06% 높았다. 비록 전년에 중·대형 GA 0.29%, 보험사 0.19%로 0.1%p 차이였던 불완전판매 비율 격차를 0.6%p까지 줄였지만 여전히 보험사보다는 취약하다.

이 때문에 수수료 개편에 대한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설계사들의 생업과 관련된 문제라 쉽게 결론을 못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금감원은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감시할 것과 필요하다면 집중 검사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중·대형 GA는 상품 판매와 소속 설계사 수 증가 등 성장세를 유지했으며 불완전판매 비율과 유지율도 개선됐다”면서도 “다만 시책 중심 영업, 경력 설계사 지속 유입, 보험사 대비 높은 불완전판매율 등은 위험요인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A 상시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불건전 영업행위를 집중 감시하고 평가결과 취약한 GA에 대한 집중 검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또 영업행위·내부통제 등 업무전반을 살펴보는 검사를 실시하고 설계사 이동 및 민원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는 등 소비자 피해를 선제적으로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진명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