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에서 新먹거리 찾는 은행업계, 정부 정책 맞물리며 탄력
신남방에서 新먹거리 찾는 은행업계, 정부 정책 맞물리며 탄력
  • 임정희 기자
  • 승인 2019.04.25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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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력 높은 블루오션 시장 진출 가속화
현지화·디지털 전략으로 사업 추진
여의도 금융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의도 금융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세안과 인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꾸준히 진출해오던 은행업계는 정부의 신남방 정책에 탄력을 받아 관련 사업을 활발히 이어나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은행은 39개국에서 189개의 해외 점포(▲지점 77개 ▲사무소 57개 ▲현지 법인 55개)를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40%(76개)가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등 신남방 국가에 위치해 있으며 베트남 점포가 19개로 가장 많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해외 점포 당기순이익도 베트남의 순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베트남에서 거둬들인 당기순이익은 1억3180만달러로 2017년 대비 116% 증가했으며 홍콩(1억7460만달러)과 중국(1억5380만달러) 다음으로 높은 금액이다.

신남방 국가는 인도와 아세안 지역을 이른다. 20억명의 인구를 보유한 인도와 아세안 국가는 가파른 경제성장 속도를 보이며 차세대 글로벌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국내 은행업계는 전부터 꾸준히 인도와 동남아시아 지역의 사업 진출을 진행해왔다.

정부도 2017년 11월 ‘신남방 정책’을 발표하고 추진하면서 이들 국가와의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신남방 정책에 따라 금융 업계가 현지에서 원활히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금융감독원에서 ‘국내 금융회사 신남방 진출 지원 간담회’를 개최해 금융 당국의 지원 방향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향후 금융 기업의 해외 진출 시 해당 국가에서 진행하는 적격성 심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초청 세미나와 연수 프로그램 등을 추진해 해외 당국과 교류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은행들은 이들 국가에 자리 잡기 위해 전반적으로 해외 점포를 신설하고 각 국가 금융 기업과 인수 합병을 통해 현지 채널을 늘려 금융 네트워크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디지털 기술을 통한 금융 서비스로 비대면 채널을 확대해 물리적 채널로 확보하지 못한 고객들을 유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각 지역의 환경과 여건에 따른 현지화 정책을 펼치는 중이다. 상대적으로 금융 인프라가 취약한 곳은 소액 금융업을 중심으로,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진 베트남 같은 곳은 전반적인 은행업 위주로 시장을 넓혀나간다.

은행별로 신남방 국가에 진출한 해외 법인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총 합.사진=임정희 기자
은행별로 신남방 국가에 진출한 해외 법인의 당기순이익 총 합. 사진=임정희 기자

신한은행은 지난해 베트남 시장을 중심으로 신남방 국가 진출의 성적을 올렸다. 신한은행의 베트남 법인 ‘신한베트남은행’은 작년 949억8700만원의 당기순익을 거둬들이며 1000억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2017년 464억7700만원의 당기순익보다 104% 증가한 금액이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현지에서 점포 수를 더 늘려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금융기업 ‘비전펀드 캄보디아(WB파이낸스)’를 인수해 캄보디아 내에서 107개의 채널을 확보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캄보디아에서 ‘우리캄보디아파이낸스’와 ‘WB파이낸스’ 두 개의 법인을 보유하게 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캄보디아파이낸스는 여신 업무만 가능하지만 WB파이낸스는 여·수신 업무가 모두 가능하다. 수신 업무는 한부로 허가받기 어려운데 WB파이낸스를 통해 캄보디아에서 수신 업무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앞으로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와 WB파이낸스를 합병해 은행 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KEB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신남방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PT Bank KEB Hana’는 지난해 437억6100만원의 당기순익을 거둬들였다. 2017년 633억9500만원보다 약 30% 감소했지만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법인 중에서는 높은 성과다. 특히 지난해 모바일 메신저 기업 ‘라인’이 금융 관련 사업을 위해 세운 ‘라인파이낸셜’ 자회사 ‘라인파이낸셜아시아’가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지분 20%를 인수했다. 향후 인도네시아에서 메신저 ‘라인’을 기반으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 미얀마 법인은 2017년 6억6400만원의 적자를 보였으나 지난해 5억3800만원의 당기순익을 보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는 지분 투자를 통한 사업을 진행했다. 작년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중형은행 ‘부코핀 은행’의 지분 22%를 취득하면서 2대주주로 등극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소매금융과 디지털뱅킹 및 리스크 관리 부문 등 역량 이전을 통해 부코핀 은행의 가치 증대에 주력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해외 진출이 늦어졌던 NH농협은행은 작년, 2016년에 설립한 미얀마 법인 ‘농협파이낸스미얀마’가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성과를 보여줬다. 또 지난해 캄보디아 현지 금융 기업을 인수해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 법인을 출범시켰다.

농협은행은 현지 법인(소액금융업)을 통해 농업의 비중이 높은 동남아시아에서 자사 특성을 살려 ‘농업 금융’정책을 펼친다. 농협 관계자는 “아직 금융 인프라가 충분치 않은 캄보디아와 미얀마 농촌에서는 고금리 대출이 알음알음 이뤄지기 때문에 현지 법인의 소액대출 사업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업계는 향후 정부 정책 방향에 발맞춰 신먹거리를 좇기 위한 신남방 국가 진출 사업을 더 활발히 할 예정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인도 및 동남아시아 진출하고자 하는 사업 방향과 정부 정책 방향이 비슷하기 때문에 신남방 진출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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