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본입찰 돌입…새 주인 찾나
인수 후보, 하나금융·한화·MBK파트너스·한앤컴퍼니 등 4곳
하나·한화 2파전 압축?…아시아나항공 매물나와 변수 등장

사진=연합뉴스

롯데카드의 매각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하나금융지주와 한화그룹이 강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지만 아시아나항공 매물이라는 변수 등장으로 변화가 감지된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재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를 보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롯데카드에 대한 지분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결정을 하루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매각 주관사 시티글로벌마켓증권은 올 1월 예비입찰을 거쳐 지난 2월 롯데카드의 적격예비인수자(쇼트리스트)로 하나금융지주, 한화그룹,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을 선정한 바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전략적 투자자(SI)인 하나금융지주와 한화그룹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봤다.

반면 이들과 경쟁 관계에 있는 재무적 투자자(FI)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등은 인수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내다봤다.

전략적 투자자란 실제로 해당 사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자금을 들여 회사를 인수하는 세력인 반면 이와 반대되는 개념인 재무적 투자자는 단순히 매각차익을 노리고 회사나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세력을 말한다.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재무적 투자자에 매각 시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과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과 하나금융지주를 유력한 인수 후보로 보는 이유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희망 매각가를 1조 5000억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매각가격은 매도사 자본금의 0.8배 수준에서 책정되는데 현재 롯데카드 자본금은 2조 2000억원 수준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롯데카드 이용객은 771만명이다. 또 롯데그룹의 50여개사와 외부 제휴사를 결합한 통합 멤버십인 엘포인트는 3600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 인수 시 이같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관리와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것은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하나금융지주는 롯데카드 인수로 인해 상위권 카드사로의 도약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카드의 시장점유율은 8%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지만 점유율 11%인 롯데카드를 포함하면 19%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어 중대형 카드사로 가는 발판이 마련된다.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실적을 기준 시장점유율 1위는 신한카드(22.03%), 2위 삼성카드(19.04%), 3위 KB국민카드(15.92%), 4위 현대카드(15.18%) 순이었다.

뿐만아니라 다른 금융그룹보다 취약한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가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일부 해소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나금융의 비은행 비중은 지난해 당기순익 기준 20% 수준에 불과하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2014년 그룹의 새 비전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비은행 계열사 이익 비중을 그룹 전체 30%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어 비은행 부문 이익 개선 의지도 강하다.

다만 하나금융지주에는 이미 카드사가 있기때문에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중복 인력의 통폐합 과정에서 구조조정이라는 고용 승계 불안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일반적으로 비슷한 업종끼리 인수합병을 하게 되면 중복되는 직무 부문에서 정리해고가 일어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피인수기업 직원들이 회사를 나가게 된다.

특히 롯데카드는 비슷한 규모의 경쟁사에 비해 근무 인력이 많은 편으로 지적 받는다. 지난해 말 롯데카드 임직원은 1700여명으로 업계 2위인 KB국민카드의 1500여명보다 200여명이나 많고 경쟁사인 우리카드 630여명, 하나카드 750여명보다 2배 이상 많기 때문이다.

한화그룹도 롯데카드 인수는 매력적인 선택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투자증권·한화자산운용 등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고 그에따른 성과도 내고 있지만 카드 계열사는 아직 없다. 재계 10위권 내에서 금융업을 영위하는 그룹 중 카드사가 없는 곳은 한화가 유일하다.

롯데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한화그룹의 한화갤러리아, 한화리조트 등 유통산업 기반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특히 롯데카드의 유통사 인프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카드도 카드계열사가 있는 하나금융지주보다는 한화그룹으로 매각되는 것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인수한 기업과의 조직 통합을 원만하게 해결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인력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롯데카드 입장에서는 한화그룹이 적격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김 회장은 2002년 대한생명과 2015년 삼성탈레스, 삼섬테크윈, 삼성토탈 등의 인수과정에서 구조조정을 거의 하지 않아 잡음을 만들어내지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한화그룹의 롯데카드 인수여부에 변수가 생겼다. 바로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등장한 것이다.

지난 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추진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금융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번 롯데카드 매각 입찰에 전력을 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약 2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데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자금이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치중할 경우 최종 승리는 하나금융지주쪽으로 중심이 기울 것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패키지딜을 검토 중인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의 인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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