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규모와 비례…강남4구·양천구 일원 매매가격 하락세 주도
“가격 급등 피로감, 대출규제 영향 등 직격타”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올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단지 규모가 클수록 많이 떨어졌다.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면서 그간 가격 급등 피로감이 커진 데다 대출규제 등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부동산114가 올 1분기 단지 규모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는 –0.95% 변동률을 기록하며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이어 ▲500~1000가구 미만 –0.30% ▲300~500가구 미만 –0.09% 순으로 떨어졌다. 반면 ▲300가구 미만 소규모 단지는 0.17% 상승했다.

호황기 거래가 활발해 가격이 급등했던 대단지 아파트가격은 침체기에 들어서 조정됐지만 가구 수가 적어 거래가 드문 소규모 단지의 경우 경기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자치구별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집값이 많이 올랐던 지역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 –2.22% ▲송파구 –2.09% ▲양천구 –1.63% ▲강동구 –1.26% 등 순이다.

대출규제와 경기 침체로 투자자들의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강남4구와 양천구 재건축 추진 아파트들이 집값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대단지 아파트는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나 편의시설 등 주거환경이 우수해 수요가 꾸준한 편이다. 특히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설 만한 부지 자체가 귀한 서울은 희소가치가 높아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여경희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대단지 아파트는) 가격 수준이 높아 ‘규모의 경제’라는 긍정적인 수식어가 따라붙는다”며 “하지만 매수세가 움츠러든 침체기에는 가격 하락폭이 크게 나타난다. 살 사람에 비해 매물이 많아 가격을 내려야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대단지는 중소단지에 비해 가격 하락이 두드러지게 된다”며 “특히 대단지 중에서 선호도가 떨어지는 구축과 갭투자가 활발했던 아파트들의 가격 하락폭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상했다.

사진=부동산114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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