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미세먼지가 바꾼 소비행태 변화’ 발표
미세먼지 농도 보다 관련 뉴스량 따라 소비 변화
세탁소·화원·신차 구매 늘고 문화·여가생활 업종 매출 감소

사진=연합뉴스

미세먼지 농도보다 관련 뉴스량에 따라 소비 행동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미세먼지가 바꾼 소비행태 변화’에 따르면 업종별 매출액은 실제 미세먼지 농도보다 관련 뉴스량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었다.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1995년 이후 국내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995년의 72µg/㎥에서 2005년 57µg/㎥, 2015년 48µg/㎥ 등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역시 41µg/㎥ 내외로 추산되고 있어 국내 미세먼지 농도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통계청 등에 따르면 국민 3명 중 1명은 대기환경이 ‘나쁘다’고 응답했고 조사대상의 90% 이상이 ‘미세먼지가 많다’고 응답하는 등 미세먼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13년 미세먼지 예보제 시행과 2016년 정부의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 발표 등의 정책 시행으로 미세먼지를 언급한 뉴스량이 2009년 약 1100건에서 지난해 약 3만3000건으로 30배가량 급증하면서 국민들의 관심과 불안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미세먼지 관련 뉴스량은 업종·요일별 소비행태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세먼지 관련 뉴스량과 주요 업종별 매출액 변화.표=하나금융경영연구소

지난해 약 230개 업종, 900만여건의 신용카드 매출 집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카드 결제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 주유소 등의 업종에서 미세먼지 농도보다 미세먼지 관련 뉴스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대형마트의 경우 카드 매출액과 미세먼지 농도 간에 뚜렷한 상관관계를 발견하기 어려웠지만 관련 뉴스 건수가 증가함에 따라 매출액이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리조트·콘도와 놀이공원은 미세먼지 뉴스량이 많은 날 30% 이상 매출액이 감소했다. 차량정비(-29%)와 렌터카(-18%), 호텔(-10%)과 고속도로 통행(-10%) 등도 줄어 나들이와 관련된 업종의 매출이 큰 타격을 받았다.

쇼핑업종의 경우도 대형마트와 농산품직판장 등 오프라인 쇼핑 업종은 평일·공휴일 관계없이 뉴스량이 많은 날 매출이 급감했다. 반면 온라인 쇼핑 업종은 매출액이 확대됐다.

식음료업종과 문화생활·여가생활 관련 업종은 뉴스량이 많아질수록 소비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세탁소(40%), 목욕탕·사우나(12%)는 매출이 증가했다.

병원의 경우도 대부분의 진료 과목이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아 뉴스량이 많을수록 매출액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지만 이비인후과와 소아과 등은 오히려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진료과목에 따라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요일별 특징도 두드러졌다. 통신판매(19%)와 대형 온라인쇼핑몰(14%)은 뉴스량이 많을수록 휴일 매출액이 급증했다. 반면 놀이공원(-35%)이나 영화·공연장(-25%)은 평일 매출액이 큰 영향을 받았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데이터 분석 결과 미세먼지 관련 뉴스가 많은 날은 노후화된 기존의 차량 대신 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평소보다 13% 증가한 반면 중고차 구매는 2% 감소하는 등 미세먼지로 인한 소비행태에 흥미로운 변화가 다수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뉴스를 통해 미세먼지 관련 정보를 인식하면서 실제 미세먼지 농도보다는 미세먼지 관련 뉴스량에 따라 소비 행동이 달라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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