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헌의 보험이야기] 갱신형보험 100세 보장은 사탕발림
[오세헌의 보험이야기] 갱신형보험 100세 보장은 사탕발림
  • 파이낸셜투데이
  • 승인 2019.04.1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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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국장.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국장.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보험사들이 100세 보장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 판매하고 있고, 이것도 모자라 일부 보험사들은 110세 보장상품을 자랑스레 판매하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난 만큼 보험상품의 보장기간이 늘어나는 것은 일견 당연해 보인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실손의료보험을 비롯해서 종신보험, 건강보험, 치매보험, 어린이보험 등 100세 보장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100세 보장상품 중 갱신형보험은 사탕발림이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갱신형보험은 비갱신형 보험과 달리 가입 시 보험료가 저렴해서 보험사들이 판매하기 쉽고 소비자들도 선호 한다. 갱신형보험 100세 보장은 주계약인 경우가 있고, 비갱신형 주계약에 갱신형 특약을 부가한 경우도 많다. 이 경우 갱신형 특약들은 갱신보험료를 100세까지 계속 납입해야 한다.

갱신형보험 100세 보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사탕발림이므로 나중에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가입을 피하는 것이 좋다.

첫째, 갱신형보험 100세 보장은 이론상 가능할 뿐, 실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갱신보험료가 갈수록 크게 인상되어 계속 유지가 어렵기 때문인데, 실손의료보험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동안 갱신보험료가 1년에 20% 안팎으로 인상되어 원성이 자자했고, 갱신보험료 부담으로 중도에 포기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고령층은 수입이 단절된 상태에서 갈수록 인상되는 갱신보험료를 감당할 수 없어 의료비 지출이 가장 많은 시기에 보장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지금도 10명 중 2~3명만 보장 혜택을 받고 7~8명은 인상된 갱신보험료만 열심히 내므로 짜증이 난다.

둘째, 갱신보험료를 알 수 없어 보험을 합리적으로 가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험 가입 시 장래 납입할 총 보험료와 받는 보험금을 비교해야 하는데, 갱신형 보험은 장래 납입할 보험료를 알 수 없으므로 '깜깜이'다. 실손의료보험 가입 시 “갱신보험료가 매년 20%씩 오를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면 당초에 아무도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속아서 가입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셋째, 계약을 갱신할 때 보험사가 특정 급부의 보장을 제외하거나 보험금 삭감, 보험료 할증 등의 조건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가입자가 질병이나 사고로 보험금을 받은 경우 동일한 위험을 100세까지 보장 받을 수 없다.

넷째, 갱신형보험은 보험사가 위험인수 잘못으로 벌어진 결과를 가입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보험사들은 양질계약을 다량 확보해서 위험률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본업인데, 이를 실패하여 발생된 손해율 악화를 갱신보험료 인상을 통해 가입자에게 정기적으로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다섯째, 100세 보장의 보험금은 장밋빛 청사진일 뿐, 물가상승으로 인한 실질가치 하락으로 용돈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평균수명 연장으로 보험의 만기가 길어져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되려면 보험금액이 물가상승과 연동되어 지속 증가해야 하는데, 현실은 정반대다. 화폐의 실질가치가 계속 떨어져 보험금이 쥐꼬리 용돈으로 전락될 수 있다. 현재의 1000만원은 큰 금액이지만, 30년, 50년 100년 후에는 용돈(쥐꼬리)에 불과하다. 결국 갱신형보험의 만기보험금은 앉아서 손해보는 돈이다.

사정이 이런데 보험사들은 건강보험 판매 시 각종 통계자료를 제시하며 겁을 주고 보험 가입을 독려한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가입했으니 이번에 당신이 가입할 차례이고 보험료 오르기 전에 빨리 가입해야 하고 미리 가입해야 보험료가 저렴하다”고 한다. 그러나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질병은 보험 가입여부와 상관 없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설령 건강보험을 가입하더라도 노후의료비를 모두 충당할 수 없고 보험금 받기도 어렵다. 더구나 국민건강보험(의료보험)이 향후 어떻게 보완될지 여부에 따라 보험사 건강보험은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고, 현재 치명적인 질병이 의료기술 발달로 치료가 가능하고 저 비용 치료도 향후 기대할 수 있다.

어린이보험 100세 보장도 보험사들의 빗나간 상술이므로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보험사들이 자녀에 대한 부모의 보호 본능을 최대한 우려먹는 보험이기 때문이다. 100세만기는 30세만기 보다 보험료가 몇 배 비싸고 당장 필요하지 않은 보장도 포함되어 있다. 더구나 자녀가 100세 만기로 보장 받으려면 향후 내야 할 총 보험료는 실로 엄청난 금액이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이를 명확히 알려 주지 않고, 오히려 “미리 가입하는 것이 이득”이라며 당장 가입을 재촉한다. 그 결과 100세 만기를 가입하더라도 대부분 중도 탈락하여 보험료만 낭비하고 보험금을 받지도 못한다.

이처럼 ‘갱신형보험 100세 보장’은 누가 봐도 사탕발림이다. 실손의료보험에서 경험하듯이 이론상으로만 가능할 뿐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 갱신형보험 100세 보장은 보험사들이 미사여구와 감언이설로 최대한 판매해서 가입자들에게 보험사 먹여 살리도록 한 다음, 갱신보험료를 내기 어려우면 가입자 스스로 포기하게 하는 비정한 보험이다. 그러므로 갱신형보험 100세 보장은 소비자 이익에 반한 것이다. 다만, 저 연령층이 가입하거나 가입 후 초기 일정기간만 보장받고 버리는 경우, 나이 먹을수록 위험이 감소하는 경우는 예외다.

이렇게까지 알려 줬는데도 굳이 갱신형보험으로 100세 보장상품을 가입한다면 어쩔 수 없다. 그는 돈 많은 갑부이거나 호갱님일 것이니까. 태아보험, 보험은 저축이 아니므로 보험에 올인하지 말고 절반을 떼어 자신의 노후자금 마련에 사용하자. 저축이 목적이라면 은행 적금을 가입하여 이자를 불리고 원금 손실 없이 활용하는 것이 백 배 낫다.

보험사들은 ‘갱신형보험 100세 보장’의 폐해를 소비자들에게 사실대로 알려야 한다. 돈벌이를 위해서 이를 감추고 판매에 몰두하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다. ‘보험사들의 빗나간 상술과 잇속 챙기기’라는 말을 듣지 말아야 한다.

소비자를 보호해야 할 금감원과 금융위는 보험사들에게 갱신형보험 100세 보장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해야 한다. 뻔한 거짓말을 반복하지 못하도록 보험사들에게 사전 조치해서 소비자 피해를 막아야 한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국장

파이낸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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