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대명절, ‘김일성꽃’ 전시 및 각종 체육대회로 기념
열병식·미사일 도발 멈췄지만…“안심하긴 아직 일러”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4월은 최대명절인 ‘태양절’ 기념행사들로 평소와 달리 더욱 활기차다. 남북관계 완화로 올해는 축제 분위기가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태양절은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인 4월 15일을 기념하는 북한 최대명절이다. 북한의 명절은 크게 국가명절(김일성·김정일 생일 등)과 민속명절(설·추석 등)로 나뉜다. 그 중 태양절은 북한의 모든 명절을 통틀어 가장 성대한 행사가 마련된다.

통상 북한은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해 태양절 전후로 열병식 및 미사일 도발을 감행해왔다. 특히 한반도가 관계가 급속히 악화됐던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 각종 도발을 서슴지 않았다. 때문에 암묵적으로 태양절은 ‘한반도 긴장의 날’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던 북한의 도발은 지난해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으며 중단됐다. 매년 열리던 열병식(군사 퍼레이드)도 멈췄다.

태양절에는 보통 이틀의 연휴가 주어진다. 북한 주민들은 15일 전후로 펼쳐지는 평양미술축전과 김일성화(花) 축전, 우표 전시회, 만경대상체육축전 등 각종 행사에 참여한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행사는 전국에서 기른 ‘김일성 꽃’을 모아 전시하는 김일성화(花)축전이다.

북한에서 김일성을 상징하는 꽃이 탄생하게 된 것은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난초 과에 속하는 열대식물로 자주빛을 띠는 이 꽃은 1965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김일성에게 선물하면서부터 ‘김일성꽃’이란 이름을 갖게됐다. 10년 후 그의 65회 생일인 1977년 4월 15일에 맞춰 북한 주민들에게 소개됐고, 이후 북한 주민들은 이 꽃을 가장 귀하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북한 정부는 김일성화(花)축전을 개최하기 위해 각 도를 대표해 선발된 주민들에게 해당 꽃을 가꾸도록 주문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김일성꽃만 따로 기르는 온실도 존재한다.

김정수 통일교육원 교수는 “예를 들면 함경북도의 주민 100명가량을 선발해 김일성꽃을 기르게 한다. 꽃을 피우는 과정도 사회주의 체제 아래 펼쳐지는 주민 사상교육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매년 태양절에 맞춰 개최되는 국제 스포츠 행사 ‘만경대상 국제마라톤대회’도 빠질 수 없다. 이 마라톤 대회는 1981년 4월 김일성 출생 69주년을 맞으며 처음 개최됐다.

4월 7일 개최된 제30차 만경대상 국제마라톤경기대회. 사진=연합뉴스

올해로 30회를 맞이하는 해당 대회에는 중국과 모로코, 케냐, 에티오피아 등 세계 여러나라 선수들이 참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서방 참가자가 지난해 450여명에서 2배가량 늘어난 950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체육대회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인민사랑 및 사회주의 문명강국 정책의 일환으로 전국적으로 강조되는 추세다. 지난 1일 개최된 ‘태양절 경축 만경대상 체육경기대회’는 평양을 비롯해 평성시, 원산시, 평안북도시 곽산군에서 약 한 달에 걸쳐 진행된다. 마라톤 이외에도 축구와 농구, 배구, 유도 역도를 비롯한 37개 종목의 경기로 구성됐다.

지난 2월 한국은 평양 마라톤 대회 참가 의지를 밝혔지만 무산됐다. 창원시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창원통일마라톤대회조직위원회가 ‘새해맞이 연대모임 금강산행사’에서 참가 의향서를 제출했지만 이후 북측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시와 6.15경남본부, 마라톤조직위는 2020년 평양국제마라톤대회 참가를 목표로 재정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지난 10일 개최된 인민예술축전을 비롯해 전국서예축전, 전국직업동맹원 웅변대회 등으로 태양절을 기념한다. 15일 밤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평양 불꽃놀이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다만 이 같은 축제 분위기에도 전문가는 미사일 도발과 열병식 재개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처음 맞이하는 태양절이기 때문이다.

김정수 교수는 “지난해는 화해의 분위기였다. 그러나 올해 북미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사일 도발과 열병식이 재개될 수도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북제재에 맞설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쳐 아직까지 안심할 수는 없다. 다만 재개된다 하더라도 그 강도는 과거에 비해 약화된 양상을 띨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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