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준공 노후단지, 최고 34층 496가구 규모 탈바꿈
“일대 재건축 대상단지, 정비사업 모두 완료 후 신흥주거타운 기대”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양3차 아파트 전경. 사진=배수람 기자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34층 높이의 재건축 가능 단지가 나오면서 일대 주민들이 주택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다. 서울시가 도심 미관 등을 위해 운영했던 미관지구가 53년 만에 폐지되면서 수혜를 입게 된 셈이다.

지난 4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는 시내 330곳 미관지구를 일괄 폐지하고 17개 경관지구를 신설하는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1965년 종로·세종로 등에 처음 지정된 미관지구는 도시 이미지 및 조망 확보 등을 이유로 핵심 지역에 인접한 간선도로변 양측 건물의 높이와 용도를 제한한 제도다.

미관지구가 일괄 해제되면서 ‘한양3차’ 아파트는 정비사업에 차근차근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을 통해 이곳 단지는 최고 34층, 용적률 299.80%, 496가구 규모 공동주택단지로 새단장할 예정이다.

도계위는 송파구 정비계획 수립안에 대해 향후 북서층 저층 주거지를 배려한 높이·배치 계획을 수립하는 대안으로 한양3차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수립안을 수정 가결했다. 검토 의견으로는 인근 보행환경 개선 및 주민편의를 고려한 공공보행 통로 지정, 주민 공동 이용시설 배치 개선 등이 제시됐다.

1985년 준공된 한양3차는 올해로 입주 34년째를 맞은 노후단지다. 14층 높이의 3개동으로 이뤄져 있으며 총 세대수는 252가구다. 단지 규모가 작고 노후단지임에도 입주민들의 주거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양3차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단지 자체가 오래되긴 했어도 아이 키우기에도 좋고 주변에 편의시설도 많은 데다 교통도 편리해서 만족하면서 살고 있다”며 “재건축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들렸던 얘기 아니냐. 사업이 빨리 진행될 거라는 기대보다 몇 년이든 사업이 완료된 이후에 주거 여건이 더 좋아질 거라는 기대감은 있다”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는 지하철 5호선 방이역, 5호선·3호선 환승역인 오금역과 가깝고 잠실로 가는 버스가 많아 대중교통이 편리하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올림픽대로, 동부간선도로 진입도 수월하다.

사진=배수람 기자

교육 인프라도 우수하다. 방산중·고, 오금초·중·고, 세륜중, 석촌중, 신가초, 가락중 등이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이밖에 오금공원, 옷말공원, 가락근린공원, 올림픽공원, 성내천 등 풍부한 녹지가 조성돼 쾌적한 생활이 가능하다.

방이동 일원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한양3차나 대림, 오금현대 등 방이동 일대 아파트는 재건축을 떠나서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있는 단지다. 학군도 탄탄하고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어도 녹지가 풍부하고 조용하다”며 “아직 재건축을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 아니겠냐. 주민들 사이에서 기대감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딱히 오가는 얘기는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곳 단지에서 10여년째 거주하고 있다는 B씨는 “지하주차장이 없어서 주차공간이 협소하고 아파트가 낡았다 보니 몇몇 세대에서는 녹물도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어쨌든 사업이 첫발을 뗐고 엎어지지 않는 이상 몇 년이 걸리든 재건축은 하게 되겠구나, 정도의 기대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B씨는 “살면서 아쉬운 부분은 여느 노후아파트나 마찬가지다. 정부가 시장을 꽉 잡고 있으니까 재촉한다고 나서서는 될 일도 아니다”며 “차질 없이 진행만 되면 멋들어진 아파트로 재탄생 하겠거니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양3차는 2016년 이미 조건부 재건축(D등급) 판정을 받으며 안전진단을 통과해 어느 정도 부담을 덜고 사업에 착수할 수 있다. 세대당 대지지분이 많아 재건축 이후 미래가치도 점쳐볼 수 있는 단지로 꼽힌다.

단지가 위치한 오금사거리 인근에는 송파한양1차·한양2차, 송파미성맨션, 가락삼익아파트, 방이동대림아파트, 오금현대아파트 등도 정비사업 추진 중에 있다. 순차적으로 이들 단지 재건축이 완료된다면 일대는 신축주거타운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한양3차를 비롯해 일대 재건축 대상 단지들이 개별적으로 재건축을 하는 거라 큰 의미를 두기는 힘들다. 다만 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신축주거타운을 형성하는 셈이니 향후 지역 가치가 올라갈 수는 있다고 판단된다”며 “용적률이 높고 중층 단지 치고 대지지분이 많아 타 단지에 비해 미래가치가 높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안전진단을 통과했고 단지 규모가 작아서 주변 전월세 가격 불안을 생각해 이주 시기 조율 등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서도 시장 가격을 부추길 만한 영향이 적다고 판단해 사업 승인을 내준 것도 없지는 않을 것 같다”며 “교육 여건이 잘 갖춰져 있고 역세권 입지에 단지 규모가 적어 사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는 점은 장점일 수 있지만 재건축 이후 브랜드타운으로서의 가치를 기대하기는 조금 힘들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