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최악 스캔들, 엔터 업종 전체 직격타
최근 주가 회복 흐름…블랙핑크·BTS 등 4월 컴백 기대효과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가 지난달 14일 경찰에 출석했다.사진=연합뉴스

버닝썬 사태로 깊은 수렁에 빠져있던 엔터주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이어질 각종 호재를 바탕으로 주가가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기됐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엔터주 3대장’으로 꼽히는 JYP엔터테인먼트,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종가는 각각 3만1500원, 4만1150원, 3만7700원을 기록했다. JYP엔터와 와이지는 전 거래일보다 각각 0.16%, 0.92% 감소했고 에스엠은 0.37% 상승했다.

최근 버닝썬 사태로 급락을 거듭하던 엔터주가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와이지는 지난달 20일 국세청의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은 것을 기점으로 서서히 상승했다. 에스엠도 지난달 3만8000원대까지 하락한 이후 상승 곡선을 그렸고 JYP엔터 역시 강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엔터주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작년 말 증권가가 올해 주목해야 할 테마로 엔터 종목을 꼽은 것과 반대인 모습이다.

이들은 유튜브 이용량이 증가하고 음원 수익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이유로 엔터 종목을 추천했다. 또 케이팝과 국내 아이돌의 인기가 전 세계로 확대된 것을 근거로 들며 엔터산업이 전반적으로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지난 1월 28일 보이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가 이사로 재직했던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폭행 사건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를 시작으로 일명 ‘버닝썬 게이트’가 불거지며 엔터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게다가 지난 2월 26일 한 매체가 승리의 성 접대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현재 버닝썬 사태는 불법 촬영물 유포, 연예계 성접대 의혹, 마약, 경찰 유착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승리는 피내사자 신분에서 성매매알선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고 승리와 같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참여했던 가수 정준영, 밴드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 로이킴, 에디킴 등에 대한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해당 사건이 연예계 전방위로 확산되자 엔터주는 일제히 하향 곡선을 그렸다. 의혹이 처음 제기된 2월 26일 와이지 종가는 4만5400원을 기록했다. 한 달이 지난 지난달 27일은 3만6150원으로 20.37% 미끄러졌다. 시가총액도 8256억원에서 6574억원으로 1000억원이 증발했다.

에스엠 역시 4만7250원에서 3만8400원으로 18.73% 떨어졌다. 큐브엔터(-13.96%), 에프엔씨엔터(-20.19%) 등도 하락했다. 같은 기간 JYP엔터가 소폭 상승하면서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였지만 엔터테인먼트 주요 5개 상장사의 시총은 2월 26일 이후 한 달 만에 약 4000억원이 날아갔다. 지난달 27일 시총은 2조8533억원으로 2월 26일(3조2649억원)보다 12.61% 줄었다.

증권업계는 엔터주의 주가 회복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엑소, 블랙핑크, 트와이스, BTS(방탄소년단) 등 주요 그룹의 컴백이 이달 몰렸기 때문이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예계 최악의 스캔들로 센티멘털 악화에 기인한 주가 급락이 두드러졌지만 기초체력(펀더멘털) 기반의 엔터주 변곡점이 짙어졌다”며 “방향성은 점진적인 우상향을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지 연구원은 이달 중 엔터주에 훈풍을 불러일으켜 줄 요소가 다수 포진돼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에스엠에서 지난 1일 보이그룹 엑소의 메인 보컬 ‘첸’이 솔로 앨범을 공개했고 와이지에서는 걸그룹 ‘블랙핑크’가 새 앨범으로 컴백했다. 12일에는 빅히트엔터 소속 BTS가 새 앨범을 전 세계 동시 발매하고 JYP에서는 이달 말 중 트와이스가 컴백할 예정이다.

지 연구원은 “대표 엔터 3사는 긍정적 vs 부정적 포인트가 확연해 투자 포인트는 매우 상이하다”며 “다만 스토리는 다를지라도 ‘구조적인 음원 실적 성장’, ‘본업의 글로벌화’라는 동일한 산업 투자 포인트로 이들의 주가는 앞으로 동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와이지에 대해서도 반등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승리 이슈가 큰 폭의 밸류에이션 하향으로 작용해 와이지의 주가는 하락했지만 블랙핑크의 고성장, 트레져의 데뷔 가시화 등으로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블랙핑크의 24시간 유튜브 조회 수는 5670만뷰로 전 세계 1위를 기록했고 3일만에 1억뷰를 돌파했다”며 “6월까지 확정된 글로벌 투어만 27회인데 이는 전년 와이지의 연간 기타 지역 콘서트보다 많다. 하반기에도 솔로나 그룹으로 컴백하고 투어 일정이 추가될 것을 감안하면 올해부터 상당한 이익 기여가 시작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다만 버닝썬 게이트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불확실성으로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수 밖에 없다”며 “관련 조사가 ‘계속기업’ 근간을 흔드는 정도가 아니라면 높은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어 뉴스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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