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부터 47년 연속 흑자…자산관리에 역량 집중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 획득, 오너 일가 고배당은 눈살

신영증권 신사옥.사진=신영증권

“신영증권은 모든 중소형 증권사의 로망이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가 신영증권에 내린 평가다. 업계와 투자자들에게 두드러진 존재감을 보이진 않았지만 탄탄한 실적을 유지하면서 내실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강력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까지 획득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47년 연속 흑자 유지 ‘작지만 강한 증권사’

1956년 설립된 신영증권은 1971년 원국희 회장이 인수한 뒤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현재 원 회장은 2017년 6월 등기임원직을 내려놓으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다. 신영증권은 원 회장의 아들인 원종석 부회장과 신요환 사장의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업계에 보기 드문 오너 2세 최고경영자(CEO)인 원 부회장은 2005년 이영환 대표와 함께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른 뒤 2006년 단독대표를 맡았다. 2016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후 2017년부터 신 사장과의 각자 대표를 맡았다.

‘신영’은 경영이념인 ‘신즉근영(信卽根榮)’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즉근영은 신뢰가 곧 번영의 근간이라는 의미로 ‘믿음을 바탕으로 고객과 함께 언제나 성장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또 장기·가치투자 전문 금융투자사를 지향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증권업계 유례없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명성이 높다. 1971년부터 2017년 회계연도까지 47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3월 결산법인인 신영증권의 2015년 회계연도 순이익은 576억원, 2016년 667억원, 2017년 790억원 등을 기록했다.

재무건전성도 양호하다. 증권업계 건전성 척도인 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말 기준 537.7%를 기록했다. NCR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빼고 필요유지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높을수록 재무 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금융당국이 증권사에 권고하고 있는 NCR 비율은 500%로 자기자본 3조원 미만 중소형 증권사 중 신영증권과 유안타증권(501.4%)만 권고 수준을 넘겼다.

업계에서는 자산관리에 치중한 사업 형태가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신영증권은 경쟁이 치열해지고 국내 경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자 자산관리를 중심으로 다변화된 수익 구조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신영증권은 2017년 1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인 ‘패밀리 헤리티지’를 처음 선보였다. 패밀리 헤리티지는 ▲종합자산관리 ▲자산승계 ▲특별부양 ▲공익기부 등으로 구성된 종합 가족 금융 서비스다.

이를 바탕으로 신탁 시장에서 몸집을 빠르게 불렸다. 지난해 말 기준 패밀리 헤리티지 수탁고는 전년 대비 4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차세대 신탁 시스템을 오픈해 ‘생애 주기별 금융 및 비금융 자산관리’부터 ‘사후 자산관리’까지 맞춤 설계가 가능한 종합재산신탁 기반 맞춤형 솔루션을 선보였다.

올해에는 신사업 진출을 위한 발판 마련에도 성공했다. 지난달 초 유진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신영자산신탁’이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부동산 개발·분양·임대·관리 등 전 과정에 걸친 서비스와 금전·부동산이 연계된 종합재산관리 플랫폼 구축 등 사업계획의 혁신성을 인정받았다는 설명이다.

신영자산신탁은 예비인가 후 6개월 내에 인적·물적 요건 등을 갖춰 개별적으로 본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신탁사를 통해 원스톱 부동산 자산 밸류업(value-up) 서비스를 제공하고 노후·낙후지역의 재생 및 개발과 종합재산관리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 분기 순익 내리막…오너 일가, 배당금 87억원 달해

다만 지난해에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3분기(10~12월) 순이익은 13억원으로 전년 동기(197억원)보다 93.25%나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414억원, 179억원을 기록하면서 매 분기 내리막을 탄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 부진으로 대부분 증권사가 트레이딩 부문에서의 손실이 확대된 것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위탁매매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374억원으로 전체 영업익의 47%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31%)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지나친 고배당도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신영증권 지분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오너 일가를 배 불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말 기준 신영증권의 최대 주주는 원국희 회장으로 보통주 16.23%, 우선주 2.70%를 보유하고 있다. 원종석 부회장(보통주 8.43%, 우선주 4.01%)과 친인척 등이 갖고있는 보통주의 지분은 25.71%에 달했다.

신영증권은 2017회계연도에 보통주 1주당 2750원, 우선주 2800원의 현금배당을 진행했다. 이는 전년도 주당 배당금인 보통주 2450원, 우선주 2500원에 비해 확대됐다. 전체 배당금은 255억원으로 전년(231억원)보다 10.39% 늘었다.

이에 2017회계연도 원 회장의 배당 수익은 보통주 41억원, 우선주 5억원으로 총 46억원으로 집계됐다. 오너 일가에 돌아간 배당금은 약 87억원에 달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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