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통영·고성 수성 ‘PK 방어선’ 구축
정의당, 의석수 5석→6석…평화당 14석과 합치면 교섭단체 구성 가능
단일화 효과에 그친 민주당, 이해찬 “민심 확인, 경제 회생 및 현안 해결에 매진”

경남 창원성산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정의당 여영국 당선인이 4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병원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3 보궐선거에서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이 승리를 나눠 가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기초의원을 포함해 5곳의 선거구 중 한 곳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완료된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선에서 민주, 정의당의 단일후보로 나선 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45.57%(4만2663표)의 득표로 45.21%(4만2159표)를 얻은 한국당 강기윤 후보에게 504표 차이로 승리했다. 이어 민중당 손석형(3.79%), 바른미래당 이재환(3.57%) 후보가 뒤따랐다.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선에서는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59.47%를 득표해 민주당 양문석(35.99%)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기초의원 선거구 3곳 중 전북 전주시 라선거구에선 민주평화당 최명철 후보가 43.6%를 얻으면서 민주당 김영우(30.14%), 무소속 이완구(26.20%)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경북 문경시 나선거구에서는 한국당 서정식 후보가 57.25%로 1위를, 민주당 김경숙 후보가 11.93%로 2위를 기록했다.

문경시 라선거구의 경우 한국당 이정걸 후보 62.03%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 무소속 장봉춘 후보가 37.96%로 뒤를 이었다.

4·3 보궐선거 통영고성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 내외가 3일 오후 통영시 북신동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정 후보 왼쪽은 부인 최영화 씨. 사진=연합뉴스

이번 선거에서 한국당은 ‘전통적 강세지역인’ 통영고성을 수성하면서 PK 방어선을 구축하는 성과를 얻었다. 또한 창원성산에서 접전을 벌이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잔뜩 움츠러들었던 현실에서 벗어나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통영고성은 전통적으로 한국당 강세지역이었으나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시장과 군수를 모두 여권에 내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보선에서 정점식 후보가 민주당 양문석 후보에게 낙승을 거두면서 부산·경남 지역에서의 여권 약진에 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진보의 아성’인 창원성산에서 504표 차이의 접전을 벌인 것도 한국당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창원은 고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이자 PK 지역의 진보선두주자로 꼽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창원성산을 수성하면서 고(故) 노희찬 전 의원 별세로 무너진 민주평화당·정의당 간 공동교섭단체 복원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선거에서 정의당은 의석수를 5석에서 6석으로 늘렸다. 평화당(14명)과 교섭단체를 구성할 의석수(20석) 요건을 갖춘 것이다. 진보성향 정당인 평화당과 정의당이 교섭단체를 꾸리면 민주당의 든든한 우군이 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캐스팅 보트’ 역할로 존재감을 높이려 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마냥 민주당에게 끌려다니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은 고개를 숙였다. 창원성산에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당선되면서 단일화 효과를 보긴했지만 통영고성과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완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선거 결과가 나온 뒤 입장문을 통해 “이번 선거의 민심을 받들어 민생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더욱 매진하겠다”며 보궐선거에 최선을 다한 우리 당의 모든 후보들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통영고성의 양문석 후보에게 ”양 후보는 민주당의 불모지에 가까운 지역에서 큰 성과를 남겼다“며 ”아쉽게 당선 되지는 못 했으나 변화를 바라는 민심을 확인했다. 앞으로도 양 후보와 함께 통영·고성의 지역경제 회생과 현안 해결을 위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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