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비닐 금지했지만 쓰레기 속수무책, ‘과대포장’ 잡아야
일회용 비닐 금지했지만 쓰레기 속수무책, ‘과대포장’ 잡아야
  • 임정희 기자
  • 승인 2019.04.03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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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비닐봉지 사용 규제
‘플라스틱 포장재’ 포함한 포괄적인 규제 정책 필요
지난 1일부터 대형마트, 백화점, 슈퍼마켓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규제가 실시됐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부터 대형마트, 백화점, 슈퍼마켓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규제가 실시됐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날로 심각해지는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더 큰 칼을 빼어 들었다. 지난해 8월 카페 내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한데 이어 이달부터는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 규제를 시작한 것. 하지만 쓰레기 문제 해결에는 역부족이다.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의 절반에 달하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잡기 위한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부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에 따라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장면적 165㎡ 이상의 슈퍼마켓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됐다. 지난 1월부터 3개월간 계도기간을 거쳤으며 이달부터는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현재 전 세계는 쓰레기 처리와 관련해 ‘적색등’이 켜진 상태다. 세계 쓰레기의 절반을 수입하던 중국이 지난해부터 재활용 쓰레기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쓰레기 재활용률을 올리고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작년 5월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그해 8월 카페 내에서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정부의 정책에도 쓰레기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한국은 중국에 2017년 11만9575t의 쓰레기를 수출했지만 지난해 수출량은 9379t에 그쳤다. 처리되지 못한 쓰레기들은 결국 전국 곳곳에 쓰레기 산을 만들어냈다. 환경부가 파악한 쓰레기는 약 120만t에 이르며 쓰레기 산은 235개로 집계됐다.

작년 7월 1일 진행된 '플라스틱 어택 캠페인'에서 플라스틱 과대포장 심각성을 알리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7월 1일 진행된 '플라스틱 어택 캠페인'에서 플라스틱 과대포장 심각성을 알리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서는 플라스틱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서는 과대포장 규제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정부 정책은 플라스틱 컵이나 비닐봉지 등 일부 품목을 규제하는 방식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하지만 국내 플라스틱 포장재가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대포장을 잡지 않고서는 실질적인 플라스틱 저감 효과를 보기 힘들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 대표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 중 포장재 비중은 44.8%로 가장 높았다. 플라스틱 폐기물의 절반 이상이 포장재나 일회용품에 많이 사용되는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인 것으로 밝혀졌다.

플라스틱 포장재 소비량도 1인당 약 46%에 이른다. 유럽플라스틱·고무제조자협회(EUROMAP)가 발표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2015년 한국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7kg으로 63개국 중 3위에 올랐다. 이 중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61.97kg으로 2위였다.

여론도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기업 차원에서 과대포장 규제가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대학생 A씨는 “플라스틱 컵 사용이나 비닐봉지 규제는 불편하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대포장 규제는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물건 살 때나 택배를 받을 때 쓸데없는 포장재 때문에 쓰레기가 많이 생긴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려면 과대포장 규제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린피스가 지난 1일 발표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및 해결 방안에 관한 대국민 인식도 조사’에서 92.3%의 응답자가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정책으로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기업의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정부의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규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제품에 따라 포장공간비율이 정해져 있고 3중 포장부터는 무조건 규제 대상이다.

또 지난 1월 환경부는 과대포장과 관련해 자원재활용법 하위법령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이중포장 규제와 가전제품에 대한 포장 기준 마련, 내용물 대비 과대포장 방지 방안과 유통포장재(택배) 사용 감량 규제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규제가 실질적인 플라스틱 감축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미경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은 “지금의 과대포장 규제와 개정안은 포장재 재질이나 비율을 줄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플라스틱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기업에서 생산하는 포장재에도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며 “기업에서 생산하는 플라스틱 포장재 자체를 줄이는 과대포장 규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포괄적인 일회용품 규제 방안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팀장은 “지금처럼 일부 품목이나 제품에 한정된 규제가 아니라 포장재에 대한 내용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일회용품 규제가 필요하다. 관련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그에 따른 목표설정과 규제 로드맵을 작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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