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가성비’·쿠팡 ‘프리미엄’ 내세워
“차별화 위한 테스트 제품 꾸준히 선보여야”

사진=티몬

국내 대표 이커머스 업체인 티몬과 쿠팡이 자체브랜드(PB·Private Brand) 제품군 확대를 통해 PB시장 우위 선점에 나선다.

현재 이커머스 3사 중 PB상품을 판매하는 곳은 위메프를 제외한 티몬과 쿠팡 두 곳이다. 티몬은 2017년 3월 자체브랜드 ‘236:)’을, 쿠팡은 같은 해 7월 ‘탐사’를 선보였다. 생필품 위주로 시작한 이커머스 PB상품은 현재 식품을 비롯해 헬스·인테리어·반려동물·패션까지 확대됐다.

이처럼 양 사가 PB상품으로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반면 위메프는 기존의 특가전략을 유지하며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PB상품은 소매업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브랜드 상품으로, 해당 업체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 상품은 일반 제조업자 브랜드 상품보다 20~30%가량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지만 마진율은 3~5%가량 높다. 때문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오프라인 점포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PB상품을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배송·멤버십 경쟁으로 업계 출혈이 지속되자 그간 별다른 전략을 펼치지 않았던 PB상품에 눈길을 돌리는 모습이다. PB시장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충성고객을 잡는다는 전략이다.

PB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곳은 티몬이다. 2년 전 생활용품 8종으로 시작한 ‘236:)’은 현재 70여종의 제품을 다루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누적구매자 수 100만명을 돌파했으며 매출은 전년 대비 192% 상승했다.

티몬은 기본에 충실했다. PB상품의 핵심인 ‘저렴한 가격’에 차별성을 둬 소비자 발길을 잡아둔 것이다. 트렌디모니터 조사결과(2018)에 따르면 PB제품의 구매 이유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기존 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83.9%)’이었다.

실제 티몬에서 판매되는 ‘236:) 생수 2L 12개 묶음’은 5990원으로, 쿠팡 PB 생수와 비교해 900원 저렴하다. 이외 다른 제품들도 온라인 최저가 대비 10%가량 저렴하다.

티몬 관계자는 “티몬 생수는 타 브랜드 제품과 같은 수원에서 생산되지만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 같다”며 “생수 누적 판매량은 2500만병으로 실제 판매되는 티몬 PB상품 중 가장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티몬은 올해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신선식품 PB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온라인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신선식품 수요를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부터 건강식품인 홍삼스틱과 쌀·도시락·커피 등을 연달아 선보이며 식음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해왔다.

식음료 제품 위주로 뻗어 나가는 티몬과 달리 쿠팡의 ‘탐사’는 전 제품군을 아우르는 모습이다. 쿠팡은 지난 1월 PB상품을 단독으로 판매하는 테마관 ‘쿠팡 ONLY 상품’ 공간을 선보였다.

사진=쿠팡

이곳 업체는 최저가는 아니지만 제조업자 브랜드(NB·National Brand) 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제품을 취급한다.

현재 쿠팡은 ▲식품 ▲헬스/건강식품 ▲화장품/생리대 ▲출산/유아동 용품 ▲세탁세재 ▲주방수납 ▲홈인테리어 ▲반려동물용품 ▲패션잡화 ▲스포츠레저 약 10여개의 제품군을 다룬다. 이커머스 업계 최대 수준이다.

특히 상품을 세부적으로 구성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생수는 500mL와 2L로 나뉘지만 ‘쿠팡 탐사수’는 300mL·500mL·1L·2L의 다양한 용량으로 세분화해 판매하고 있다. ‘탐사 고양이 두부모래’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캡뚜껑과 손잡이를 만들었다.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 입맛에 맞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쿠팡 관계자는 “PB상품은 직접 제작하기 때문에 고객 수요를 즉각적으로 반영하기에 수월하다. 구매 패턴이나 상품평 등의 데이터를 활용해 수요에 맞는 PB상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은 단점으로 꼽힌다. 해당 관계자는 “쿠팡은 최저가라는 가격보다 PB상품이라도 질 좋은 제품을 내놓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티몬과 쿠팡이 PB상품 강화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오프라인 점포와 비교해 차별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티몬과 쿠팡은 현재 PB시장에서 독보적인 차별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모습이다”며 “과거 오프라인 점포 중심으로 PB시장이 형성된 것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시장도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각 업체별로 눈에 띄는 제품을 갖추기 위해서는 테스트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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