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창고형 ‘홈플러스 스페셜’로 16개 매장 리뉴얼
‘쇼핑 통로 넓히고, 소포장·대용량 구비하고’, 소비자 욕구 반영

홈플러스 스페셜 동대문점 내부.사진=임정희 기자

몇 년간 침체 된 성적을 기록했던 홈플러스가 작년부터 창고형 매장 '홈플러스 스페셜'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2013년부터 매출 내림세를 보였다. 2015년 매출액이 7조원대에서 6조7468억원으로 떨어지면서 149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2016년에 영업이익 309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대형마트 위주의 유통업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변화를 시도했다.

유통업계 트렌드는 대형마트에서 창고형 매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에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소비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온라인 유통채널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유통업계 입지는 날로 불안해지고 있다.

현재 국내 창고형 매장은 코스트코가 주도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자리 잡고 있다. 홈플러스는 부진한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창고형 매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창고형 매장에 홈플러스도 관심이 있었다. 홈플러스만의 사업모델을 고려하고 검토한 후 진출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창고형 매장 후발주자임에도 경쟁사보다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작년 6월부터 반년 만에 16개 스페셜 매장을 선보였다. 코스트코가 25년, 트레이더스가 10년 동안 점포 수를 확대한 것과 비교된다. 이것은 홈플러스가 기존 대형매장을 리뉴얼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신규 출점이 까다롭기 때문에 기존 매장 리뉴얼을 결정했다”며 “리뉴얼 방법을 통해 신규 출점에 드는 기초 비용을 아끼고 대형마트의 장점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페셜 매장을 준비하면서 홈플러스는 고객의 욕구를 반영하는데 집중했다. 쇼핑 통로를 22% 확장했으며 대용량 제품뿐 아니라 소포장 제품까지 함께 진열했다. 기존 창고형 매장의 좁고 복잡한 매장 모습과 소포장 제품을 따로 구매하는 소비자의 불편함을 개선했다.

그 결과 작년 12월 기준 스페셜 매장 16곳 평균 매출이 40% 이상 늘었으며 소비자 한 명당 구매력을 보여주는 객단가는 약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스페셜 동대문점 내부.사진=임정희 기자

실제로 스페셜 매장 동대문점을 방문해 보니 다른 창고형 매장과 달리 카트 두 대가 교차로 지나가도 부딪히지 않을 정도로 쇼핑 통로가 넓었다. 매대 상단에는 소포장 제품들이 구비돼있었으며 하단에는 같은 제품이 대용량으로 진열돼있었다. 2호선 지하철 용두역 바로 옆에 위치해 접근성도 좋았다.

동대문 점에서 만난 소비자 A(53)씨는 “기존 홈플러스 매장보다 상품이 더 깔끔하게 진열돼 쇼핑하기가 편하고 가격도 좀 더 저렴해졌다. 집 근처여서 앞으로도 자주 올 것 같다”라고 전했다.

다른 소비자 B(36)씨는 “코스트코를 방문했을 때, 물건이 정신없이 쌓여있고 복잡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쇼핑하기가 불편했다. 반면 홈플러스 동대문점은 리뉴얼 이후 공간도 널찍해지고 대용량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며 “제과류와 간식류 등도 다양해지고 매장이 쾌적해져 아이들 데리고 쇼핑하기 좋아 앞으로도 꾸준히 이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페셜 매장에 아쉬움을 느끼는 고객도 있었다. 모든 품목이 대용량과 소포장 제품으로 구성된 것은 아니었으며 리뉴얼 전보다 품목이 줄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소비자 C(60)씨는 “매장이 깨끗해져서 좋은데 예전에 자주 장을 보던 제품이 보이지 않아 불편한 점이 있다”며 “모든 제품에 소포장 제품이 같이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대용량 위주로 팔다 보니 장을 볼 때 다양한 제품을 사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품목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소포장과 대용량 제품을 진열하면서 효율적인 판매와 공간확보를 위해 품목당 잘 팔리는 한 두 상품을 집중적으로 진열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페셜 매장에 대한 홈플러스 행보에 대해서도 “앞으로 기존 매장 리뉴얼을 통해 스페셜 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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