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산업 발전방안’ 발표…내년 3000억원 규모 연구 추진
경기침체 우려에도 선방, 로보로보·로보티즈 등 상승폭 30% 육박

지난 22일 대구 달성군 현대로보틱스에서 ‘로봇산업육성 전략보고회’가 열렸다. 보고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 증시를 끌어 내린 ‘R의 공포’도 로봇주를 꺾지 못했다. 경기침체 우려로 주요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지만 로봇 관련주는 급등세를 이어갔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교육용 로봇을 생산하는 로보로보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26% 오른 388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산업용 로봇을 생산하는 디에스티로봇은 4.91%, 서비스 로봇 솔루션 및 플랫폼 기업인 로보티즈와 산업용 로봇 생산 기업인 로보스타는 각각 0.78%, 0.17% 내렸지만 올해 초와 비교하면 각각 22.93%, 4.64%, 25.38% 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로봇 산업 시장 육성 청사진을 밝힌 기대감이 로봇주의 강세를 주도했다. 앞서 지난 22일 산업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로봇산업을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산업부는 한국 로봇 산업을 글로벌 4대 강국 달성이라는 목표를 골자로 한 ‘로봇 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하고 ▲3대 제조업 중심 제조 로봇 확대 보급 ▲4대 서비스 로봇 분야 집중 육성 ▲로봇 산업 생태계 강화 등 3대 정책과제를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5조7000억 규모인 로봇 산업 시장을 오는 2023년까지 15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또 제조 로봇은 32만대에서 70만대로 보급을 확대하고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인 스타 로봇 기업을 현재 6곳에서 20곳으로 늘릴 방침이다.

정부 발표 직후 로봇 관련주는 대폭 상승했다. 25일 로보로보는 전 거래일보다 29.84% 급등한 328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루 만에 가격제한폭까지 뛰어오른 셈이다. 로보티즈도 25.14% 올랐고 로보스타(9.97%), 디에스티로봇(13.42%) 등 주요 로봇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이날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로 주요 증시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로봇주는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급등세를 보였다.

최근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가 12년 만에 역전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증시에 반영됐다. 흔히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일컬어진다. 지난 22일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10년물 금리가 장중 2.42%까지 내리면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3개월물 금리와 역전됐다.

이에 아시아 주요 증시는 직격타를 맞았다. 일본 닛케이225는 3.01% 떨어졌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97%, 홍콩 항셍지수는 2.03% 급락했다. 코스피 역시 전 거래일보다 42.09(1.92%) 내린 2144.86을 기록했고 코스닥도 16.76(2.25%) 내린 727.21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로봇주는 정부가 산업 육성 의지를 드러낼 때마다 상승과 하락을 되풀이했다. 정부 초기 육성책을 내놓으면 수혜 기대감에 급등하다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금세 식어버렸다. 이번 정부 육성책으로 로봇주가 본격적인 상승 가도를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한 주식시장의 반응이 급변하고 있다”며 “초기에는 환호 일색이었지만 주 중반 이후에는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확연해 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 연구원은 “불황에도 이겨낼 차별적 성장이 예상되는 모빌리티와 면세, 정책 수혜주인 미세먼지와 로봇, 낙폭 과대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로봇 산업에 대한 육성전략을 발표해 정책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의 지원책 발표가 로봇 관련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발표로 로봇 관련 일부 기업의 주가 상승이 있었지만 실제로 단기간에 실적 관련 영향이 거의 없거나 미미할 것으로 예상돼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기존 전기·전자 및 자동차 부문의 제조 로봇에서 점차 전방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일부 기업과 서비스 로봇 부문, 자율주행 로봇 시장에 진출한 기업 등 관련 기업 투자에 선별작업이 중요하다”며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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