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 주요 금융권 CEO 대거 참석
신한·우리·국민·하나, 스타트업·중소기업에 대출·투자·컨설팅 등 활발

지난 21일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 문재인 대통령과 금융권 주요 CEO들이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용적 금융’과 ‘생산적 금융’을 앞세운 문재인정부의 금융정책 기조에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정부 기조에 맞춰 스타트업·중소기업 관련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은 IBK기업은행에서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을 열고 혁신금융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대출 ▲자본시장 ▲정책금융으로 나눠 맞춤형 과제를 선별하고 집중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출 분야에서는 오는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기업 여신 시스템을 개편하고 자본시장 분야는 모험자본 육성을 과제로 내걸었다. 정책금융에서는 선제적 산업혁신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선포식에는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등 금융지주 회장 및 금융권 주요 CEO가 대거 참석했다. 정부 정책에 발맞추겠다는 의지라는 해석이다.

정부가 앞장서 혁신 금융을 강조하자 금융권은 지원책을 쏟아내며 정부 정책에 힘을 실었다.

지난 27일 은행연합회는 신한·KB·우리·하나·농협 등 5대 금융지주와 함께 창업·벤처·중소기업의 혁신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들은 향후 5년간 약 28조원을 지원한다.

5대 금융지주는 모험자본으로 연평균 5조6000억원을 5년간 지원한다. 이 중 혁신·창업기업 대출에 약 18조원을 공급하고 보증기관 특별출연을 통한 대출 지원, 기술선도 기업 신용대출, 산업단지 특화 대출상품 등을 통해 공급한다.

개별 금융사도 올해 경영 목표 중 하나로 ‘혁신 기업 지원’을 꼽는 등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신한금융은 지난 25일 국내 창업·벤처·중소기업의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신한 혁신금융 추진위원회’를 출범하면서 전사적 지원을 예고했다.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발표한 ‘혁신성장 프로젝트’를 혁신금융의 방향에 맞춰 추진 범위를 체계와 그룹 전체로 확장해 규모와 실행 속도를 높이기 위한 그룹 차원의 총괄 조직이다.

‘혁신성장 프로젝트’는 신성장 동력 발굴과 확보를 목적으로 기술 혁신형 중소기업, 창업·벤처기업, 4차 산업 관련 기업, 사회적 기업 등 혁신성장 기업에 3~4년간 1조7000억원을 투자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은 ▲기업대출 체계 혁신 ▲혁신기업 투자 확대 ▲혁신성장 플랫폼 구축 등 3대 핵심 방향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우리은행도 스타트업 투자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은행은 혁신성장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부터 3년간 3000억원의 ‘혁신성장펀드’ 모펀드를 조성했다. 우리은행은 3000억원 중 50% 이상을 출자하는 ‘앵커투자자(핵심투자자)’로 참여한다.

또 IB그룹 내에 혁신성장 금융팀을 신설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소액 직접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전적 형태로 지원하는 것뿐 아니라 공간 마련·컨설팅 등 초기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분야에 대한 지원도 이어졌다.

KB금융은 기술 스타트업인 ‘KB스타터스’에 6개 기업을 추가 선정해 총 62개사로 늘렸다. KB스타터스는 KB금융과 협력을 통해 혁신적 서비스 창출에 도전하는 초기 기업이다. 선정된 기업은 KB이노베이션허브의 육성을 받아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웹 분야에서 KB금융과 동반 성장하게 된다.

또 KB금융 계열사와 제휴하고 신논현에 마련된 스타트업 전용공간도 제공된다. 그룹 CVC 펀드 등 KB 계열사가 보유한 펀드를 통해 성장 단계별로 투자도 우선 연계되고 융자, 해외 진출, 정부 사업 참여, 마케팅, 홍보, 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전문 컨설팅도 제공된다.

하나은행도 스타트업 멘토링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2015년 6월 은행권 최초로 설립한 핀테크 스타트업 멘토링 센터 ‘1Q 애자일 랩(Agile Lab)’을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1Q 애자일 랩에서는 전용 사무공간과 전문가 멘토링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직간접 투자도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혁신금융은 정부나 당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금융권의 관련 사업 추진에도 일부 영향을 미친다”며 “다만 최근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금융의 사회적·포용적 역할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늘어난 영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금융권은 사회에 기여하는 금융의 역할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을 해왔고 그 결과가 지원책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융권의 초기·중소기업 지원책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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