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린 LPG차, 논란 불씨 여전
규제 풀린 LPG차, 논란 불씨 여전
  • 임정희 기자
  • 승인 2019.03.28 10: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PG ‘질소산화물·대기오염 물질’ 배출 낮지만, 이산화탄소 배출은 높아
휘발유·경유보다 세금 낮아 저렴한 LPG, “세금 올리면 경쟁력 잃어”
LPG 장단점에 전문가 의견도 분분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이 의결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이 의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액화석유가스(LPG)차가 일반인에게 개방된 가운데 이를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9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26일부터 공포·시행했다. 이에 따라 일반인도 자유롭게 LPG차를 매매할 수 있게 됐다. LPG차가 경유차와 휘발유차보다 미세먼지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적기 때문에 정부는 미세먼지를 감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LPG차 규제를 푼 것이다.

LPG차 규제는 1982년부터 37년간 유지됐다. 연료 수입의존도가 높아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게 규제 이유다. 이 때문에 특정 대상인 택시업계와 렌터카업계를 비롯해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만 LPG차를 구매할 수 있었다.

현재 규제 폐지로 인한 전망 예측이 어려운 가운데 LPG차와 정책을 둘러싼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규제가 풀리면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자동차가 많아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향후 친환경차인 전기나 수소차로 나아가는 과도기적 모델로 적합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LPG차는 경유나 휘발유차보다 질소산화물 배출이 적으며 경유와 휘발유보다 저렴하다”라고 주장했다.

LPG는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휘발유와 경유보다 적어 친환경 연료로 알려져 있다. 특히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LPG차가 미세먼지 주범인 질소산화물 배출이 휘발유와 경유차보다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유차와 휘발유차는 LPG차보다 각각 93배, 3배 더 많은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

LPG차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하다는 것이다. 28일 한국 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의하면 각 연료 평균 가격은 휘발유 1390.43원, 경유는 1288.77원이다.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은 지난 한 달 동안 상승곡선을 그렸다. 반면 LPG가격은 797.18원으로 한 달 동안 거의 동결이었다.

LPG가 다른 연료보다 저렴한 이유는 세금에 있다. 휘발유와 경유의 세금은 LPG 세금에 비해 2~3배 높다. LPG에는 경유와 휘발유에 부과되는 교통세와 주행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다만 LPG차 증가로 휘발유와 경유차가 줄어들어 이에 대한 세수가 감소하면 LPG의 세금이 오를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김 교수는 “LPG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연비가 좋지 않다는 점을 상쇄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나중에 LPG 세금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국민들의 우려는 정부가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는 약속과 신뢰를 통해 불식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내의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사진=연합뉴스
서울시내의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사진=연합뉴스

반면 LPG차 규제 완화가 미세먼지에 별 효과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증가시킨 다는 것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수도권 모든 차량을 LPG로 전환해도 저감효과가 미미할 것이다. 또한 LPG차는 다른 연료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기 때문에 또 다른 기후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발 미세먼지는 계절풍을 타고 국내로 유입돼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석탄과 석유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미세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한국으로 넘어 오는 것이다. 때문에 중국발 미세먼지 개선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또 LPG는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경유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 협약인 ‘파리기후협약’을 맺은 국가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 교수는 LPG차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당초 LPG 중고차 거래는 제한된 특정 대상 사이에서만 가능했다. 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지자 2011년 장애인과 국가유공자가 5년 이상 이용한 중고차에 한해 규제가 허용됐고, 2017년부터는 모든 5년 이상 된 중고차에 대한 규제가 풀렸다.

중고차 외에도 일반인들은 장기 렌트를 통해 LPG차 운행이 가능했다. 장기 렌트 후 5년이 지나면 차를 인수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2010년 LPG차 등록대수는 245만대로 정점을 찍은 후 작년 205만대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도 장기렌트나 중고로 LPG차를 이용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일반인들이 규제가 풀린다고 해서 바로 LPG차 구매를 고려할 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임정희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