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2022년까지 연임 확정 “당연한 결과”
취임 이후 실적개선 뚜렷…우발채무 증가는 약점

사진=메리츠종금증권

메리츠종금증권을 자기자본 6위 규모로 키워낸 최희문 대표이사가 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반열에 올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최 대표의 재선임 안을 승인했다.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하게 된 최 대표는 오는 2022년까지 3년간 메리츠종금을 이끌게 된다.

이번 연임으로 최 대표는 증권사 최장수 CEO 타이틀을 획득했다. 현재까지 증권사 최장수 CEO는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로 오는 2020년까지 12년간 교보증권을 이끈다. 최 대표가 남은 임기를 모든 채운다면 증권사의 새로운 최장수 CEO에 오르게 된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의 연임에는 메리츠종금이 순이익·자본 규모가 개선되면서 자기자본 기준 업계 6위 증권사에 안착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2010년 메리츠종금의 순이익은 255억원에 불과했다. 최 대표 취임 이후 ▲2011년 531억원 ▲2012년 629억원 등 완만한 성장 곡선을 그렸고 ▲2014년 1447억원 ▲2015년 2873억원 ▲2016년 2538억원 ▲2017년 3552억원으로 순이익이 급등했다.

하반기 증시 부진을 겪은 지난해에도 메리츠종금은 433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주요 10대 증권사 중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한국투자증권(5035억원), 2위는 미래에셋대우(4341억원)였다.

자기자본 규모도 크게 늘었다. 2010년 6309억원에서 2012년 7117억원으로 12.81% 증가했고 2014년에는 1조771억원으로 불어나며 1조원을 돌파했다. 이어 2017년에는 3조3126억원으로 전년(1조8783억원) 대비 76.36% 급등하면서 3조원을 넘겼다. 지난해에도 3조4731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늘어났다.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사진=메리츠종금증권

메리츠종금 관계자는 “최 대표님이 부임하고 나서 회사가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기 때문에 연임은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 대표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메리츠종금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종금은 2015년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몸집이 불어났고 4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또 2017년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자기자본 규모를 끌어 올렸다.

최근에는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기존 강점으로 꼽히는 부동산금융 비중을 줄이고 국내외 대체투자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분산되면서 순익 성장 기조가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독일 전자상거래업체인 ‘잘란도’ 본사 빌딩을 매각했고 항공기 인수금융, 사모사채 상환수수료 유입 등 IB 수수료수익과 처분이익 등으로 선전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급격하게 증가한 우발채무를 두고 우려감을 제기하기도 했다. 우발채무는 현재는 부채가 아니지만 향후 우발적인 사태가 발생하면 확정될 수 있는 부채를 뜻한다. 특히 증권사의 우발채무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할 경우 타격이 크다.

부동산금융 강자로 꼽히는 메리츠종금의 지난해 3분기 우발채무는 6조859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았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율도 188.40%로 업계 평균(63.40%)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메리츠종금 관계자는 “타사보다 우발채무 규모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대출 확약, 조건부 약정 등의 총액이 집계되는 방식이다”며 “PF 딜에 있어서도 총액으로 대출 확약을 한 뒤 그룹사 혹은 기관에 셀다운(재매각) 해 물량을 소진한다. 이런 물량이 전부 우발채무로 잡혀 실질적으로는 집힌 규모보다 낮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사업 추진 방향에 대해 “부동산금융 같은 경우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비중을 줄여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의도적으로 줄일 계획은 없다”며 “부동산 금융 주선을 하기 때문에 수요는 항상 존재하고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전개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금융 외적으로도 기업 대출이나 인수금융 자금지원 등 계속 늘려가고 있다”며 “해외 자체 투자도 꾸준히 늘리면서 신시장을 고민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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