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LCC 신규 지정, 경쟁 심화 우려 ‘솔솔’
보잉737 맥스 사태에 항공주 ‘혼조’…개별 전망 엇갈려

사진은 지난해 12월 18일 미국 시애틀 보잉 딜리버리 센터에서 이륙하는 ‘B737-맥스 8’.사진=이스타항공

국내 항공 관련주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LCC 신규 지정으로 인한 경쟁 심화 우려와 미국 보잉사의 ‘B737-맥스(MAX)’ 사태로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전망도 엇갈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1.82% 상승한 3만3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0.98% 오른 4140원을 기록했다.

저비용항공사(LCC)는 혼조세를 보였다.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은 장 내내 하락세를 보이다 종료 직전 상승해 전 거래일보다 각각 1.09%, 1.32% 증가했고 에어부산도 2.43% 오른 4640원을 기록했다. 진에어는 2.59% 하락한 2만2550원으로 거래를 종료했다.

‘B737-맥스’ 사태가 항공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B737-맥스 여객기가 추락했다. 지난 10일 발생한 에티오피아항공의 추락 항공기도 같은 기종으로 확인되면서 해당 기종에 결함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사고로 국내 항공주 대부분이 주춤했다. 사고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11일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2.16% 하락한 3만39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아시아나항공(-2.29%), 진에어(-0.45%), 에어부산(-0.23%), 티웨이항공(-3.39%) 등도 하락했다.

이어 지난 14일 국토교통부는 ‘B737-맥스 8’과 ‘B737-맥스 9’ 기종의 국내 공항 이착륙과 한국 영공 통과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B737-맥스 기종의 국내 공항 이착륙과 한국 영공 통과 금지 조치는 오는 6월 15일 오전 8시 59분까지 적용된다.

사고와 운항 금지 조치가 이어지자 해당 기종을 운항 중이거나 들여올 예정이었던 국내 항공사들은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해당 기종을 운항 중이던 이스타항공은 지난 13일부터 B737-맥스 8 2대의 운항을 중단했다.

또 올해 B737-맥스 8 항공기 도입 예정이던 대한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안전문제가 확보되기 전까지 운항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항공사가 도입할 예정인 B737 맥스는 총 14기다. 대한항공이 6기로 가장 많고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각각 4기씩 들여올 예정이었다.

LCC 추가 승인으로 주춤한 항공주에 B737-맥스 운항 금지라는 악재가 겹친 것이다.

앞서 지난 5일 국토부는 항공운송사업 신규면허 심사 결과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가 신규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번 면허 취득으로 국내 LCC는 기존 6곳을 포함해 총 9곳으로 늘어났다.

당시 신규 LCC 선정으로 과당경쟁 우려가 제기되면서 항공주들은 일제히 흔들렸다. 이날 대한항공(-2.19%), 아시아나항공(-0.36%), 제주항공(-2.81%), 티웨이항공(-3.82%), 진에어(-3.94%) 등이 하락했고 에어부산은 변동이 없었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렸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LCC들의 경쟁은 이미 치열한 상황인데다 지난해 7월 이후 대부분 LCC의 편당 승객수가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고 있다”며 “신규 LCC들의 취항은 향후 2년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업황이 당장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이 같은 항공 수급 상황에서 신규 LCC의 시장 진입은 LCC 간의 경쟁이 좀 더 심화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B737-맥스 8 도입 지연은 단기적으로 업체별 차별화된 영향을 미칠 것이다”며 “LCC 공급 증가율이 올해 수요증가율을 상회하면서 단거리 노선 수급 악화 기조가 유지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개별 항공사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제시했다. 대한항공에 대해 중립적 의견을, 티웨이항공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지만 대한·티웨이·이스타항공을 제외한 기타 국적사에는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대한항공이 맥스 6대를 도입하면 기존에 사용하던 B737 기종을 진에어의 국토부 제재 해소 시점에 재임차 보낼 예정이었지만 맥스 도입이 지연된 상황에서 진에어에 대한 제재가 해소된다면 기재에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2대 기재 매각 계획을 연기하거나 기존 기재들이 가동률을 높이는 식이 예상돼 여객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다”며 “티웨이항공에 대해서는 공급증가율이 큰 폭으로 감소해 향후 실적 추정치가 대규모 하향 조정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B737-맥스 사태가 단기 해결이 어려울 전망이지만 일부 항공사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최 연구원은 “진에어는 올해 B737-맥스 도입계획이 없어 사고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며 “애초 규제가 풀리면 대한항공에서 기존 B737-800 모델과 중형기 B777을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했던 진에어로서는 그동안 뒤처졌던 외형성장을 만회할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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