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끈 묶고’ 실적 회복 나선 아모레퍼시픽
‘신발 끈 묶고’ 실적 회복 나선 아모레퍼시픽
  • 김민희 기자
  • 승인 2019.03.13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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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실적 부진…골칫거리 된 이니스프리·에뛰드
무인매장·멀티숍 강화, “‘온라이프’로 오프라인 매장 살린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주춤했던 아모레퍼시픽그룹(이하 아모레)이 만회에 나선다.

화장품 업계 1위를 달리던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쪼그라드는 등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아모레는 국내 화장품 사업 타개책으로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온라이프(On-life)’ 방식을 내세웠다.

올 1월 아모레가 공시한 I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은 6조782억원으로 2017년(6조291억원) 대비 소폭(0.8%)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95억원으로 전년(7315억원) 대비 24.9% 급감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전인 2016년 아모레는 연 매출 6조6976억원, 영업이익은 1조828억원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 실적은 반 토막 났다.

주 소비층인 중국인들이 사드 보복 이후 종적을 감춘 반면 신규 화장품 브랜드의 잇따른 등장으로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유통가에서는 자체브랜드와 편집숍을 내놨고 온라인 시장·H&B(헬스앤뷰티)스토어는 고속 성장했다. 그러나 단일브랜드만을 취급하는 로드숍은 구조조정 위기에 처했다.

아모레퍼시피그룹의 실적악화 주범은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부진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사업부와 데일리뷰티&오설록(녹차) 사업 부문으로 이뤄져 있다. 화장품 사업은 그간 아모레퍼시픽 매출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그룹 전체 성장을 견인해왔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영업이익은 ▲2017년 5964억원 ▲2018년 482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자회사별 실적을 살펴보면 특히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에스쁘아 등 로드숍 브랜드의 실적 부진이 뼈아팠다. 지난해 이니스프리 국내 매출은 전년(6420억원) 대비 7% 감소한 5989억원에, 영업이익은 전년(1079억원) 대비 25% 감소한 805억원에 머물렀다.

에뛰드는 적자 전환됐다. 매출은 ▲2017년 2591억원 ▲2018년 2183억원으로 16% 줄었고, 영업이익은 ▲2017년 42억원 ▲2018년 -262억원으로 304억원이나 감소했다. 에스쁘아 매출은 ▲2017년 432억원 ▲2018년 421억원으로 3%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년과 동일한 –18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화장품의 대표주자로 불리던 이들 브랜드가 아모레의 골칫거리가 된 것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아모레는 기존 로드숍 매장을 적극 활용해 실적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경영목표로 전년 대비 10% 매출성장과 24%의 영업이익 신장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서경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온·오프라인 경계를 없애는 ‘온라이프(On-life)’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온라이프의 일환으로 이니스프리는 지난 4일 서울 동대문 인근에 ‘무인매장’을 선보였다. 매장 운영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디지털 기술을 통해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복심이다. 해당 매장은 스마트 기기를 통해 셀프결제와 자동포장, 제품 상세정보 등을 간편하게 확인하고 인공지능 챗봇과 상담이 가능하다.

온·오프라인 간 시너지를 내는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이니스프리와 아리따움, 에뛰드하우스는 온·오프라인을 매출을 연계하는 ‘옴니 채널 시너지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온라인몰에서 특정 매장을 선택해 제품을 구매하면 해당 가맹점으로 매출이 집계되는 방식이다. 매장에서 제품을 확인하고 실제 구매는 저렴한 온라인을 이용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방안이다.

자사 브랜드만을 모아 판매하는 아리따움 매장은 ‘아리따움 라이브’로 전환한다. 라이브 매장은 기존 아리따움과 달리 타 브랜드 제품을 함께 취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리따움은 기존 제품과 겹치지 않으면서 특색있는 제품을 다룸으로써 오프라인 매장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아모레 관계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내 기존 아리따움 매장 100여개를 라이브 매장으로 손 볼 계획이다.

이외에도 에스쁘아를 H&B스토어인 올리브영에 입점하는 등 신채널도 함께 공략할 예정이다.

아모레 관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아리따움 라이브 매장 전환을 추진한다. 라이브 매장은 약 70여개 이상의 타사 제품을 함께 다루는 종합뷰티 편집숍으로 변화할 예정이다”며 “내수 경기 침체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과거와 같은 매출을 올리기가 어려워졌다. 로드숍의 ‘턴어라운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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