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로 향하는 하늘길이 주 6회에서 주 9회로 늘어났지만, 종전에는 없던 좌석수가 제한돼 전보다 못한 꼴이 됐다.

우리 정부와 몽골 정부 간 인천~몽골(울란바토르) 노선 항공회담 협상 결과는 아쉬움을 남겼다. 국토부는 지난 1월, 인천~몽골 노선 관련 항공회담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인천~몽골 노선은 ‘대한항공 단독 주 6회‧좌석수 무제한’ 운항에서 제2항공사가 주 3회를 추가로 운항할 수 있게 됐다. 제2항공사는 지난달 아시아나항공으로 결정됐다. 이로써 주간 운항은 대한항공 6회, 아시아나항공 3회로 총 9회를 운항하게 됐다. 겉으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양대 항공사의 경쟁체제가 형성돼 좋아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던 ‘좌석수 무제한’이 사라지고, 주 9회 운항 간 최대 공급좌석이 2500석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기존 인천~몽골 노선은 이번 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 대한항공이 중형기 에어버스 A330(276석)을 투입해 주 6회 운항 간 최대 1656석을 공급했다. 인천~몽골 노선은 뜨기만 하면 흑자를 기록해 ‘황금노선’이라 불렸다. 실제 우리나라와 몽골 간 지난해 기준 항공 수요는 약 33만명으로 추산되며, 연평균 약 11%씩 증가해 왔다.

그럼에도 대형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공급 좌석 제한이 없는 대한항공이 이 노선에 중형기만을 운용한 이유는 울란바토르 공항 규모가 대형기를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협소했기 때문이다. 곧 새롭게 개항하는 몽골(신울란바토르) 국제공항은 대형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

이에 대한항공은 해당 노선에 대형기 보잉777-300(338석)를 투입하기 위해 국토부로부터 안전운항체계 변경 승인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인천~몽골 노선에 B777-300을 투입해 공급 좌석을 최대 2028석까지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토부의 애매한 협상으로 인해 중형기를 운용할 때와 같은 1656석을 공급해야만 한다.

국토부가 몽골과의 항공회담에서 대한항공이 가졌던 ‘공급 좌석 무제한’ 카드를 끝까지 사수하면서 운항 횟수만 주 9회로 증대했다면 최대 공급 좌석을 ‘대한항공 주 6회‧B777 기준 공급 좌석 2028석’과 ‘아시아나항공 주 3회‧A330 기준 공급 좌석 828석’으로 총 2856석을 확보할 수 있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더 큰 항공기를 투입한다면 이보다 많은 좌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결국 우리나라와 몽골 정부 간 항공회담을 통해 타결한 최대 공급 좌석 2500석은 356석 이상의 손해를 입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좌석수 제한이 없다면 안전운항체계 승인을 받은 항공기에 한해 자유롭게 교체해 투입할 수 있다. 하지만 국토부의 좌석수 제한 협상 결과는 정해진 중형기만 투입해야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 경우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이 있음에도 국토부는 인천~몽골 노선에 대해 단순히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1656석을 공급하던 때보다 최대 844석이 늘어났으니 운수권을 증대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국토부의 이러한 설명은 숫자 놀음에 불과하다.

사실상 소탐대실이라는 결과로 항공업계뿐만 아니라 이용객들까지 불편을 겪게 된 만큼, 국토부는 반성의 기미를 보여야 할 것이다. 또한 몽골 측과의 항공회담 협상에서 ‘공급 좌석 무제한’ 카드를 왜 포기한 것인지 해명해야할 것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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