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식품으로 ‘맛·영양·식감’ 모두 챙겨
“가격·연령층 따른 시장세분화 필요”

사진=CJ제일제당

건강하게 나이 드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식품업계에서는 필수 영양소가 포함된 가정간편식 ‘케어푸드’에 주목하고 있다.

케어푸드는 연화식·치료식·다이어트 식품 등 고기능성 식품을 통칭한다. 실버푸드가 고령층만을 위한 식품이었다면, 케어푸드는 고령층부터 영유아·환자 등을 비롯해 일반인도 즐기는 기능성 식품 전체를 아우른다.

해당 식품은 맛과 영양성분, 식감은 유지하면서 씹기 편하도록 경도를 낮춰 식품 섭취와 소화를 돕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죽, 파우더, 젤리 등에 국한됐던 실버푸드와 달리 케어푸드는 LA갈비와 비빔밥, 동태조림 등 일반식과 같은 형태를 띤다. 소비자들은 케어푸드를 통해 한 끼 식사는 물론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 등 필수 영양소를 챙길 수 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A(71) 씨는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는 것이 요즘 최대 관심사지만 한 끼 잘 챙겨 먹기가 쉽지 않다. 특히 국이나 찜 같은 요리를 직접 해 먹는 게 힘에 부친다”며 “마트에 오면 간편하게 데워먹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번거롭지 않아 좋은 데다가 영양소까지 챙길 수 있다니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70대 이상의 초고령층 외에도 기능성 식품을 즐기는 이들은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라 불리는 50~60대다. 이들은 충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외모·건강 관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구매력이 높아 케어푸드의 주 고객층으로 분류된다.

B(65) 씨는 “흔히 실버푸드라고 하면 저작능력이 떨어진 노년층에게 적합한 음식이라 생각해 괜한 거부감이 들었다”며 “요즘 나오는 제품들은 예전과는 달리 세련된 느낌이 강하다. 우리 아들, 딸도 출근 전에 조리해 먹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건강 기능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다양화되면서 관련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케어푸드 시장은 2011년 5014억원에서 2015년 7903억원 규모로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엔 1조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에는 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형성된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고령층 입맛을 맞추기 위해 케어푸드로 제품군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오는 10월 완공 예정인 식품 제조 전문 시설인 ‘스마트푸드’를 통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케어푸드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신세계푸드 역시 케어푸드의 선두주자인 일본기업과 손잡고 한국형 케어푸드 개발에 매진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가정간편식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를 론칭한다. 이외에도 매일유업, 아워홈 등이 해당 시장에 진출해있다.

전문가들은 케어푸드를 통해 고령층에게 필요한 단백질 등의 영양 섭취가 용이해질 것으로 내다보지만 가격이나 연령대를 고려한 다양한 제품이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내비쳤다.

전형주 장안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고기와 콩을 통한 단백질 공급이 필요하지만 나이가 들면 저작·소화 기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며 “케어푸드와 같은 기능성 식품은 일반식의 부담을 덜고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과 무기질, 칼슘 등의 영양소 섭취가 편리하다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케어푸드를 찾는 고령층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고, 이에 따라 다양한 제품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령층 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도 케어푸드의 수요는 증가한다. 가격이 높은 만큼 비교구매 현상이 일어나지만 관련 시장 내 제품이 부족해 마땅히 비교할 대상이 없는 현실”이라며 “가격이나 연령층에 따른 제품 세분화가 필요하다. 고급형과 보급형 제품 등 다양한 수요를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업계 화두는 모바일 주문과 배달서비스다. 케어푸드를 구매하는 이유 역시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서가 크다. 이 같은 점에서 배달서비스와 결합한 형태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