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수익성 확대 노리는 현대카드
혜택 확대한 PLCC 출시, 코스트코 회원 유지 위한 활동 돌입

코스트코 현대카드. 사진=현대카드 홈페이지 화면캡쳐

지난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던 현대카드가 오는 5월 24일 코스트코 독점계약으로 반등 기회를 엿보며 본격적인 ‘코스트코 마케팅’에 돌입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19일 코스트코 전용 ‘사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출시했다.

PLCC는 ‘Private Label Credit Card’의 약자로 카드사와 유통업체의 제휴카드라고 할 수 있다. PLCC를 통해 유통업체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카드사는 유통업체 고객을 더 손쉽게 자사 고객으로 유치시킬 수 있다.

현대카드는 앞서 코스트코 독점계약을 따내기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코스트코 전용 카드 출시를 직접 알리며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대카드는 정 부회장이 이끄는 약 10년간 성장세를 보였다. 카드업계 점유율 2~3%에서 약 15%까지 단숨에 업계 3위로 성장했다. 정 회장이 보여준 마케팅 능력 덕분에 현대카드는 트렌디한 브랜드 정체성 구축도 성공했다.

하지만 이런 현대카드도 작년 금융당국의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 방향에 따라 경영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대카드의 작년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은 1296억원으로 2017년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1838억원(2017년 총 당기순이익은 1941억원)에 비해 약 30% 감소했다.

또 지난해 3분기 현대·기아차 어닝쇼크 여파로 지난 19일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카드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현대·기아차 실적 부진 등이 등급 전망의 부정적 평가로 이어졌다. 점유율 역시 몇 년째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3, 4위에 머물렀다.

이같이 경영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코스트코 독점계약 소식은 현대카드에 있어 간만의 호재였다.

◆ 유통업계 불황에도 굳건한 코스트코

창고형 마트 체인점 코스트코의 전 세계 매장 중 매출 1위가 한국의 양재점이라는 사실은 이미 유명하다.

코스트코는 유통업계 불황 속에서 2017년 9월부터 작년 8월까지 3조9226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꾸준히 성장했다. 이 때문에 코스트코는 카드업계의 매력적인 파트너로 평가받으며 작년 독점카드사 입찰경쟁에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신한카드, 씨티카드가 뛰어들었다.

코스트코 상봉점. 사진=파이낸셜투데이

◆ 코스트코는 디지털기술·브랜딩 역량, 현대카드는 점유율·수익에 초점

코스트코는 1국가 1카드사를 원칙으로 카드 수수료를 낮춰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한다. 카드사는 경쟁 없이 코스트코의 회원을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으며 독자적으로 코스트코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가 코스트코 회원들을 자사 신규 고객으로 흡수한다면 정체됐던 점유율 상승과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코스트코 계약과 관련해 정확한 수치를 통한 향후 수익성을 확답하긴 어렵지만 충분히 내부적으로 검토된 사항이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코스트코가 18년지기 삼성카드를 버리고 현대카드 손을 잡은 이유를 ‘낮은 수수료율’로 인한 가격경쟁력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삼성카드의 코스트코 수수료율이 타유통업체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카드 관계자는 “코스트코 수수료는 통상 대형가맹점 수수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적법한 수준이다”며 “코스트코가 현대카드를 선택한 이유는 낮은 수수료에 대한 가격경쟁력이 아니라 현대카드의 디지털 기술과 브랜딩 역량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 현대카드-코스트코 전용 PLCC카드 미리 출시

현대카드는 PLCC 카드인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와 ‘코스트코 리워드 비즈니스 현대카드’를 지난 19일에 먼저 출시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고객들이 결제 카드가 바뀌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코스트코 전용 카드를 미리 출시했다. 실제 사용은 오는 5월 24일부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카드는 코스트코 전용 카드 혜택도 확대했다. 당월 50만원 이상 구매시 최대 3% 적립이 가능하며 매년 50만원 한도까지 적립할 수 있다. 이는 최대 2%까지 적립해주고 적립금 한도가 매월 1만원이던 삼성카드보다 더 많은 혜택이다.

이번 현대카드의 독점계약이 향후 기존 코스트코 고객을 잡음 없이 유치시키고 점유율 확대와 수익 증대를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입찰경쟁에서 밀려난 삼성카드는 이마트 트레이더스로 눈길을 돌렸다. ‘트레이더스신세계 삼성카드’를 출시해 코스트코로 확보한 자사 고객 유출을 막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트레이더스는 카드사와 독점계약을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코스트코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 미지수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진명·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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