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이색 건면 출시, 맛·건강 다 챙긴 간편식 자리매김
‘웰빙’ 추구 소비트렌드 맞물려…“당분간 꾸준한 수요 예상”

사진=농심

라면업계 성장세가 정체된 가운데 최근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건면’이 시장 활력을 되찾아 줄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다. 건면은 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고 고온에서 단시간 건조시킨 제품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체 라면시장 규모는 간편가정식 시장이 성장하면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주요 라면 업계(농심·오뚜기·삼양·팔도)의 매출을 살펴보면 ▲2016년 2조400억원 ▲2017년 1조9900억원 ▲2018년 2조475억원으로 2조을 맴돈다.

이 가운데 건면시장은 ▲2016년 930억원 ▲2017년 1166억원 ▲2018년 1178억원 등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건면은 기존 유탕처리(기름에 튀긴) 된 라면 대비 칼로리가 100~150kcal가량 줄었고 쫄깃한 식감은 극대화했다. 이는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자취하는 소비자 A(30)씨는 “바쁜 탓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면을 즐기지만, 건강에 좋지 않아 먹으면서도 찝찝한 경우가 많았다”며 “건면이 나오고부터 좋아하는 라면을 먹으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끓여보니 기름이 거의 우러나지 않고 먹고 난 뒤에도 속이 더부룩하지 않았다”며 “기존 (유탕처리 된) 라면보다는 비싸지만 건강을 생각해 건면을 주로 구매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시흥시에 거주하는 주부 B(35)씨는 “아이들이 라면을 좋아하지만 짜고 칼로리가 높아 잘 끓여주지 않는다”며 “우연히 건면을 접하게 됐는데 식감도 쫄깃하고 칼로리도 높지 않아 부담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건면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업계에서는 제품군도 늘려나가는 추세다.

농심은 지난달 9일 8년 만에 신제품 ‘신라면 건면’을 선보였다. 기존 멸치칼국수와 둥지냉면, 콩나물뚝배기, 건면새우탕 등에 이어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신라면도 건면으로 출시했다.

풀무원은 작년 12월 ‘육개장칼국수’를 3년 만에 재출시했고, 오뚜기는 130kcal 정도의 저칼로리를 자랑하는 ‘컵누들’의 종류를 늘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건면 시장점유율은 농심 49.4% 풀무원 29.3% 오뚜기 20.3%로 집계됐다. 건면시장 규모는 라면시장 전체의 5.5%에 불과하지만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시장 분위기를 반등시킬 수 있는 주요 제품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농심 관계자는 “건면 전용 공장을 통해 신라면의 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칼로리는 150kcal 낮춘 신라면건면을 출시했다. 그동안 유탕면의 칼로리와 기름기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았는데, 해당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건면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풀무원 히트상품인 육개장칼국수를 리뉴얼해 출시했다. 육개장칼국수는 출시 6개월 만에 2000만개가 판매됐을 정도로 소비자 반응이 좋은 제품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웰빙에 관한 소비자들의 욕구는 점차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가장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제품에서 웰빙 욕구를 채우고자 하는데, 그 대표적 제품이 바로 라면이다”고 말했다.

이어 “라면은 맛있지만 튀긴 제품이라는 점에서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건면은 소비자 불안요소를 제거해 출시된 제품이므로 앞으로 꾸준한 수요가 예상된다”며 “다양한 건면 제품이 출시된다면 앞으로 건강 간편식 시장에서 자리 잡을 가능성도 보인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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